"길안천 취수관 공사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길안천 취수관 공사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5.11.27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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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안동시장 김휘동, '서글프고 답답하다' 토로
안동시의회 윤리특위 6명, '시민들과 길안천 끝까지 지켜낸다'

청송 성덕댐에서 흘려 보내는 수량을 천지갑산(안동시 길안면) 앞 송사리 인근 길안천에서 취수하려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여러 분야 인사들이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휘동 전 안동시장, 천지갑산 취수관 건설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토로

♦ 김휘동 前 안동시장

8년 간 안동시 기초단체장을 역임한 김휘동 前 시장이 지난 23일 개인블로그(blog.naver.com/edong1005)  에 ‘한국수자원공사 양반님들 내말 좀 들어 봐 주이소’ 라는 제목으로 길안천 취수공사에 대해 강력한 항의 글을 조목조목 써 올렸다.

김 前 시장은 “안동사람들의 마지막 남은 하나의 물줄기인 길안면 대사리 골짜기를 흘러 천지갑산을 휘돌아 감도는 맑은 청정수마저 펌핑해 영천도수로와 연결하는 공사를 당장 중지해 달라”고 호소하며, “20년 전 국가(한국수자원공사)가 길안보(또는 길안댐) 건설 대신 임하댐 물을 지하도수로를 통해 영천댐으로 가져가기로 한 對 안동시민의 약속을 잊었는가?”라고 구구절절한 반박의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길안천 맑은 물이 17만 안동시민의 수돗물로 사용하는 식수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예견될 여러가지 문제점을 짚었다.

♦ 안동의 마지막 남은 물줄기인 길안천 청정수마저 펌핑해 몽땅 쓸어가고 나면 지금의 아름다운 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실개천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예견이 등장하고 있다.
♦ 안동시민이 지난 26년 세월동안 목숨 걸고 지켜왔던 길안천에 지난 추석 전후를 시점으로 안동시가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을 승인함으로 인해 길안천 취수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김휘동 전 안동시장은 천지갑산 앞 길안천 취수관 공사를 중지해달라는 호소글 문장 곳곳마다 안타까움과 분노의 심정을 그대로 쏟아 놓았다.

먼저, ‘기존 영천도수로를 통해 하류로 공급되고 있는 임하댐의 담수 물이 부족해 안동댐과 연결되고 있는 만큼 안동지역으로 흘려보낼 물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길안천의 성덕댐 물과 천지갑산 앞 강물까지 몽땅 쓸어 가게 된다면 실개천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동 상수원 1급수 물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암석으로 이뤄진 길안천에 물이 부족해지면 수많은 자연부락 마을의 식수원 고갈은 당연할 것이며, 논(畓)물 마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길안천 25㎞의 청정강변 파괴와 함께 수중 생태계 파멸을 경고했다.

 
 

김 전 시장은 천지갑산 앞 길안천 취수관 공사를 중지해달라는 호소글 문장 곳곳마다 안타까움과 분노의 심정을 그대로 쏟아 놓았다. “머리끝이 치솟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루 종일 가슴이 터져 나가는 안타깝고 비통함을 되뇌었다” “서글프고 답답한 한 시민의 호소를 무시하지 마라”는 등의 격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시의원 6명, 시민 생명수인 길안천 지키는 투쟁에 함께 동참 밝혀

한편, 안동시의회 내부에서도 ‘길안천 취수를 위한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 승인’을 두고 절차성과 적법성을 둘러싼 구성원 간의 내홍과 분란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김수현 시의원 징계의 건’이 부결된 사안과 관련해 윤리특별위원회 시의원 6명이 발표문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지역 시민운동 진영에서도 ‘공사중단’과 ‘원인규명을 위한 대책위 활동’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김휘동 전 안동시장의 걱정과 우려의 호소글이 SNS를 통해 전파되며 시민들 사이에 미묘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 조만간 또다른 대응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김휘동 전 안동시장 블로그 기고글]

<한국 수자원공사 양반님들 내말 좀 들어 봐 주이소>

2015년 11월 19일 토요일, 천하명산 ‘천지갑산’ 바위 위의 소나무 촬영을 겸한 산행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수년 전 아름답게 가꾸어 놓았던 공원과 주차장이 괴수 같은 차수막 판넬로 볼품없이 드리워져 반 토막 되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안동에서 으뜸으로 자랑하는 천지갑산 자락의 명경 같은 물 흐름을 어찌된 일인지 볼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안내문을 읽는 순간 머리끝이 치솟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천지갑산 앞으로 흐르는 그 맑은 물을 영천댐으로 가지고 가기 위한 공사를 하느라 그 맑은 물의 흐름을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도대체 안동사람들은 전혀 안중에 없고 포항, 경주, 영천, 경산, 대구 등 남부의 잘 사는 시민들만 더욱 풍요롭게 살찌우기 위해 마지막 남은 세천(細川)의 물마저 몽땅 가지고 가려는 것 아닙니까?

90년대 초 국가(수공)가 길안천 맑은 물을 가져가려고 이 장소에 길안보(토일보)를 계획하였다가 안동군청(당시 본인은 안동 군수로 재직 중)과 안동시민들의 저항에 부딪쳐 백지화 되었던 곳입니다. 그 대안으로 국가(수자원 공사)가 안동 시민들에게 “임하 댐 물을 지하 도수로(43km)로 만들어 영천댐으로 가져가겠다.”고 약속하고 공사했던 사항입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길안을 거처 안동으로 흐르는 큰 두 물줄기의 하나인 청송 성덕 댐을 막아 지난달 10월 16일부터 몽땅 영천으로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것도 속이 차지 않아 마지막 남은 하나의 물줄기인 길안면 대사리 골짜기를 흘러 천지갑산을 휘돌아 감도는 맑고 맑은 청정수마저 펌핑해 인근에 묻어둔 영천도수로와 연결하려는 공사가 바로 이 공사가 아닌가요?

20년 전 안동시민들에게 약속했던 그 내용을 시민들이 잊어버리고 있을 것이라 판단했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수정 같이 맑은 물줄기가 공사를 위한 판넬 차수막에 가려져 바라볼 수 없는 까닭에 노기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시야가 흐려져 웅장하고 멋스러운 바위산 천지갑산 비경마저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가(한국수자원공사)가 조금이라도 안동시민들을 안중에 두었다면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곳은 어린 시절 천지갑산 밑에서 물장구치고 멱을 감으며 꿈을 키워오던 안동시민의 고향입니다. 더욱이 길안천 맑은 물은 17만 안동시민이 마시는 생명수입니다. 그러하기에 안동시민들은 두 댐으로 인한 수몰민의 아픈 상처를 안고 있어도 그나마 수질 하나만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수돗물을 생수로 마시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고 하루 종일 가슴이 터져나가는 안타깝고 비통함을 뇌이다가 산행도 사진도 잡쳐버린 서글픈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가슴 아파하던 날의 사연과 앞으로 예견되는 문제점을 말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안동시민들의 식수원을 취수하는 곳은 용상동 선어대 밑 안동고등학교 앞으로 흐르는 1급수 자연강물로서 이 물은 임하댐에서 방류하는 물과 길안천 물이 합수해서 흐르는 반변천입니다. 현재 임하댐 담수 물을 영천댐으로 보내어 포항 공단과 경산 대구의 금호강 하천 유지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임하댐에 담수된 물이 부족하여 안동댐과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라 하니 안동시의 상수원인 하류로 보낼 수 있는 물의 여유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이미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또 길안천을 형성하는 성덕댐 물과 천지갑산 앞 강물을 몽땅 쓸어 가면 강은 실개천으로 전락하게 되고 말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안동시 상수원으로 흘러드는 수량이 적어져 현재 1급수 물을 먹던 안동시민들은 오염된 녹조(청태)물을 짜서 먹어야 하는 기가 막히는 사태가 예견되고 있습니다.

둘째, 길안천 밑바닥은 암석입니다. 흐르는 물이 없으면 강변주변에서 평화롭게 생활하던 수많은 자연부락 마을의 식수원 고갈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셋째, 길안천에서 흐르는 물을 막아 수많은 보(洑)를 만들어 수로로 공급해오던 논(畓)물마저 부족해 논농사도 어려울 것입니다.

넷째, 길안천 25km는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청정 강변입니다. 여름철이면 안동시민과 출향인사들이 하루에 10만여 명이 피서를 즐기던 명소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다섯째,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꺽지와 골부리(다슬기)의 보고지역 명소인 길안천의 수중 생태계는 파멸되고 말 것입니다.

‘한국 수자원공사 양반님’요. 한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 간에도 서로 주고받는 데서 관계가 성립되고 삶의 목표인 평화와 행복이 보장되잖아요? 안동댐과 임하댐 만들어 3만여 명이 고향을 떠나 뿔뿔이 떠나가도록 하고 하회 마을 같은 물돌이 명소가 3군데나 물속으로 사라지고 100만평의 국가공단 계획도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여태까지 모든 것 다 이해하며 꾹꾹 참아 왔는데, 마지막 남은 청정 지역 길안천의 물까지도 다른 지역으로 뽑아가려 하다니요. 며칠 전, ‘물의 고향 안동’이라고 선포하던 이곳에 사는 시민들이 식수마저 걱정해야 되는가요? 서글프고 답답한 한 시민의 호소를 무시하지 마시고 꼭 좀 들어 주이소. 제발 심각하게 안동시민의 입장에 서서 좀 들어 주이소.

2015년 11월 23일

송현에서 김 휘 동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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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관련’ 안동시의회 김수현 의원 징계의 건 부결에 따른 우리의 입장]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그리고 30만 출향인 여러분!

길안천은 우리 지역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청정 자연하천으로 우리 시민의 생명수입니다.

정부(한국수자원공사)는 우리 지역에 안동댐과 임하댐이라는 두 개의 대형 댐을 건설한 것도 모자라 1991년 초부터 영천도수로를 건설하고 더 좋은 길안천 맑은 물을 남부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길안댐을 계획하였다가 안동시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백지화된 바 있습니다.

2006년 청송군 안덕면에 성덕댐 공사를 시작한지 6년 후인 2012년에 성덕댐 용수의 취수장소를 우리 시민의 생명수이자 하나밖에 남지 않은 청정 자연하천인 길안천으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시 의회는 촉구결의안, 서명운동, 토론회, 항의방문 등을 통해 중앙정부 등 관계 기관에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으며, 2014년 10월 30일에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직적인 활동을 해 왔습니다.

이러한 우리 시의회와 시민들의 반대로 인하여 집행부는 성덕댐건설단이 길안천 취수시설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제출한 공유수면 점․사용실시 계획 승인을 1년 이상 미루어 오다가,

최근(2015. 9.16) 우리시 의회와 공식적인 협의 없이 당시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 특별위원장이었던 김수현 의원의 요구에 따라 공유수면 점․사용실시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그리고 30만 출향인 여러분!

길안천은 우리 시민들이 20년 이상 정부와 투쟁하면서 지켜온 아름답고 청청한 자연하천이며 우리 시민들이 식수로 이용하는 바로 우리 생명의 원천입니다.

이처럼 우리 시민들이 오랜 세월동안 목숨 걸고 지켜왔던 길안천이 우리시 집행부가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을 승인함으로 인하여 건천화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죽은 하천으로 변모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시 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우리시 집행부가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을 승인하도록 요구한 의원에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징계를 통해 의회의 절차적인 회의질서 회복과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의 의미로 출석정지 15일의 징계안을 의결하여 본회의에 부의하였으나, 이 징계안은 본회의에서 부결되었습니다.(찬성 6, 기권 2, 반대 8 )

이에 따라 우리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던 의원들은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만, 17만 시민과 30만 출향인 모두에게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한 보고를 드리면서 앞으로 우리시 의회가 시민들의 복리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 노력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드립니다.

또한 우리 시민의 생명수인 길안천을 지키기 위해 지역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뜻을 같이 하는 의원님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 윤리특별위위원회-

손광영 의원, 김호석 의원, 이재갑 의원, 정훈선 의원, 권기탁 의원, 이상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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