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폐교 리모델링한 문학관인데, 결과는....’
‘똑같은 폐교 리모델링한 문학관인데, 결과는....’
  • 유길상 기자
  • 승인 2015.01.27 01: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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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문학관, 처음부터 ‘전문T/F팀에 민간전문가 자문 적극적’
‘권정생 동화나라’ 어린이 사로잡을 문화콘텐츠 새로 그려야

‘똑같은 폐교 리모델링한 문학관인데, 결과는....’

故 권정생의 삶과 문학정신을 기리는 동시에 아이들을 위한 문학학습 체험장으로 마련된 ‘권정생 동화나라’가 최근 부실시공과 함께 행정당국의 근시안적 사업시행에 대한 논란이 번지고 있다.

기자는 1월 21일 ‘권정생 동화나라’와의 단순 비교 차원에서 작년 6월에 개관한 청송 진보의 ‘객주문학관’을 다녀왔다.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과 그의 삶을 전시하는 단순한 차원에서 벗어나 그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문학의 모태가 된 지역이 어떻게 하면 함께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청송 진보의 ‘객주문학관’을 기획하고 실무를 담당했던 담당공무원의 이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객주문학관’은 폐교된 진보제일고 건물을 리모델링해 연면적 4,640㎡(대지 24,771㎡)의 3층짜리 건물로 총 사업비 73억원(국비 36.5, 도비 10.95, 군비25.55)을 투입해 2012년 12월 착공해 15개월 만에 완공됐다. 객주문학관은 청송출신의 대표적 문학가인 김주영 작가의 문학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전시⋅체험시설로 조성되었으며, 저술공간, 전시공간, 영상실, 교육공간, 체험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시설로는 소설 객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객주전시관을 비롯해 작가실, 기획전시실, 도서관, 체험숙박실, 카페, 창작관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작년 6월 개관 이후 문학기행 단체를 비롯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매월 2천여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었다. ‘객주문학관’은 인근 진보장터와 연계한 문학마을이 완성되면 드라마 촬영을 비롯해 청송의 대표적 관광지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객주문학관’은 김주영 작가의 개인 문학관만의 기능을 뛰어넘는 문화예술복합공간의 개념을 도입했다.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공연과 창작을 위한 공간으로의 기능도 함께 하고 있다.

깨끗하게 정리된 주차 공간, 구석구석 장애인을 배려한 동선, 각 층마다 연결된 엘리베이터 시설 등의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작가의 개인소장품을 비롯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은 단순한 시설 측면에서도 ‘권정생 동화나라’의 전시관의 모습과 너무나 확연한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허술한 배수시설, 내려앉은 보도블럭, 주 관람층인 어린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건물 외관, 값싼 철제 앵글과 플라스틱 상자에 방치된 책과 비품 등등.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쉽지 않을 만큼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게 ‘권정생 동화나라’의 현실이다.

“2007년 무렵 청송군에서는 김주영 작가의 생가 복원이라는 개념으로 논의된 사업이 ‘객주문학관’의 시작이었다. 전문 T/F팀이 만들어지고 조경, 건축, 디자인, 작가 등 7~8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문학관 건립과 테마파크라는 큰 그림을 그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복합공간이라는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다”고 청송군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비록 건물에 투입된 예산의 규모 측면에서 '객주문학관'과 '권정생 동화나라‘를 단순 비교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와 아동문학가의 삶과 작품을 문화콘텐츠라는 측면에서 접근한 양 지자체의 접근 방식은 너무나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건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기초공사 부실로 벽면에 금이 가고 땅이 꺼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그 건물은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재시공 하는 것이 원칙이다. 부실시공과 컨텐츠 부족이라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권정생 동화나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보여진다. 만약 다시 눈가리고 아웅하는 땜방용의 근시안적인 처방을 하고 만다면 지역의 대표적 문화콘텐츠를 영원히 사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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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시민 2015-02-05 14:37:07
부실공사의 원인, 대책 그리고 타당한 책임을 확실하게 밝혀야 하지 않을까? 대충 얼렁뚱땅 넘어가는 만연한 행위는 이제 앞으로 없어져야할 때가 왔다. 부실을 초래하게 하고 이득만을 보았다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타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ㄱㄱㄱ 2015-01-27 18:56:55
31억 짜리와 80억 차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