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 권영세 재선 안동시장

시민 뜻 헤아려 소통과 통합의 안동으로 나갈 터
전수조사 통해 골목과 마을 불편사항 시급히 개선
- 재선에 당선이 되었다. 재선 당선자인 권 시장에게는 52.68%를, 낙선 후보자들에게는 47.30%(이삼걸 40.36, 박종규 3.77, 권혁구 3.17)라는 표심을 보였다. 지난 4년간 권 시장이 이끈 안동시정에 대해 따끔한 충고의 의미도 내포돼 있다고 보인다. 다수의 시민들이 지지했지만, 비판도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재선의 임기 초반에 뭔가 혁신적인 시정방향을 창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여론도 있다. 더 강화된 혁신적인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선거기간 내내 지지를 보내주신 안동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시민들이 보내주신 성원을 바탕으로 역사와 문화, 교육이 살아있는 위대한 안동건설에 나서겠다. 이를 위해 선거기간 저에게 따끔한 질책을 보내 주신 분들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수용해 시정에 반영하겠다.
사실 이번에 선거하며 가장 애먹었던 부분 중 하나가 ‘정치권에 너무 업혀다닌다’는 시민정서가 형성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을 하는데 있어 협력하는 부분이었지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 시민만 바라보고 자주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제가 길안 출신이지만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분들보다는 색깔이 엷다. 안동에서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학교, 지역 등 어느 한 쪽에 치중된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인사에 있어서는 앞으로 시가 자주적으로 독립성을 가지고 철저히 검증해 나갈 것이다. 이 부분은 분명히 지킬 것이다.
그리고 시정을 운영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해 가다보면 서로가 맞은 부분은 협력하지만, 지역 정치권과는 선별해서 간다. 첫 인사부터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이번 인사는 7월10일 경쯤 될 것이다. 21세기인문가치포럼이 7월 초 개최되고, 시의회 의장단 구성이 8일 쯤 있을 예정이다. 인사 문제는 의회와 협의하는데 의회주체가 형성되면 하순까지는 전체 인사를 할 계획이다. 그 부분에서는 누구의 간섭도 있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두세 군데를 통해 검증도 하고 능력을 볼 것이다.”
-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현직 시장이 재선을 위해 지난 4월8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본 선거를 앞두고 1,2위 경쟁구도가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후보로서 시민과의 접촉과 소통이 꽤 긴 시간동안 진행됐다. 직접 시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안동시정 현안과 새로운 안동비전에 대한 비판과 의견도 많았을 것이다. 어떻게 정리가 되고 있나?
“선거기간 동안 후보자로서 정말 여러 지역을 다녔고 많은 분들을 만났다. 시민들의 바람과 질책 등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만나는 시민들마다 안동을 위하는 마음은 한결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분들의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적극 시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공무원이 책상에 앉아서 정책을 입안하는 것과 시민의 요구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시에서는 우선순위가 급하다고 생각하는데, 시민들이 생각하는 부분은 달랐다는 것이다. 당장 혜택이 돌아와야 하고, 생활에 불편한 사항을 많이 지적해 주었다.
안동시 입장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 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지만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원하는 것, 불편해 하는 것 이런 쪽에 우선을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시민의 생활 속에 들어가 보니 실제생활을 하는데 불편이 많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추경예산 등을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쪽으로 해결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시민들께서 자주 하시는 이야기 중 하나는 ‘자주 얼굴 보여라’였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실 공식적인 자리 쪽에 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저도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재래시장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그 많은 시민들을 모두 다 만나보고 악수는 다 못하더라도, 왔다갔다 하는 거 먼데서라도 보이게 할 것이다. 허허. 그리고 힘들어하는 서민들과 가슴을 열어놓고 소통할 계획이다. 그동안 부지런히 다녔는데 안 보인다고 지적하는데, 더 열심히 만나 들어갈 것이다.
직원들에게 자주 주문한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재래시장에 가 봐라, 부서별로 재래시장 가서 국밥, 보리밥이라도 먹어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시 행정이 시민에게 자연스러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다. 가서 자주 보고, 경기체감도 해봐야 한다.”

- 지난 3월19일 민선6기 안동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하며 민선5기 때 약속한 6대 분야 38건의 공약 중 약 30건이 완료되었고 8건도 진행 중이다고 자체 평가했었다. 지난해 7월 매니페스토 이행평가 결과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4년간 시정책임자로서 어떻게 되돌아 볼 수 있나?
“지난 4년간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시정에 반영해 왔다. 소통과 화합으로 분열의 리더십을 멀리하고 시민들이 바라는 가장 합당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따뜻한 리더십으로 역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한다.
지나 2010년 민선5기에 약속한 6대 분야 38건의 공약 중에 32건을 완료했고 나머지 6건의 사업은 진행 중에 있다. 지금까지 펼쳐놓은 여러 사업들은 ‘더 큰 안동, 더 좋은 안동’으로 가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주력사업 공약 50개를 내놓았다. 실제로 추진하다보면 바로 할 수 있는 게 있고, 제법 시간이 걸리는 것도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단계를 거치면서 임기 4년 동안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갈 것이다. 모든 일은 시작하면 끝을 내게 마련이다. 최선을 다해 민선 6기내에 완료할 것은 끝내도록 하겠다.”
- 민선6기 공약으로 ‘더 큰 안동, 더 좋은 미래’의 캐치프래이즈 아래 ‘7대 분야 50개 주력사업’을 제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먼저 ‘도심 활성화와 안전한 복지도시’ 실현에 역점을 두었다. 도청 이전 이후 도심공동화를 막기 위한 계획과 동서부권과 남북부권 균형발전을 도모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보면 된다.
7대 분야 주요사업으로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 안동건설 ▲현 도심 활성화와 도시공간 재창조 ▲생명산업 및 신소재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 ▲미래가 있는 안동농업 육성 ▲용상·옥동·송하·강남·풍산 특화 발전 ▲어르신이 편안하고 교육이 살아나는 안전한 복지도시 실현 ▲명품 도청 신도시 조성으로 ‘더 큰 안동, 더 좋은 미래’ 실현 등을 시민들께 약속했다.
그리고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생활환경 전반에 대한 실태점검과 함께 개선책을 세우고 실행하는데 역점을 두겠다. 시민들께서 ‘주차 딱지 떼이고 불쾌한 일이 없도록’ 시내 구석구석에 주차장 확충 종합계획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어르신과 장애인 등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정책을 비롯해 미래가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명품 교육도시, 시장이 살아나고 농촌과 산업현장이 활기가 넘치는 안동을 만드는데 필요한 역량을 다하겠다.”
- 공약발표 전후에 후보자들 간에 공약선명성, 실현가능성을 두고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공약을 만들 때 어디에 중점을 두었고 방점은 어디에 두었는지 설명해 달라.
“공약을 만들 때 몇 차례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추상적이기 보다는 실체가 있는 공약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소득을 두 배로 올리겠다 라는 이런 것 보다는 실제로 도움이 되는 실체있는 공약을 더 많이 생각했다. 이번에 내놓은 공약 중 예를 들면, 동네주민들이 골목길 안에 보행·교통·방범 등 굉장히 불안해하는 것이 많았다. 우선 시내 동을 중심으로 골목별, 마을별로 주차·하수구·방범 등 뭐가 불편한 것인지 전수조사해서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하도록 개선해 나가겠다. 큰 사업도 많지만 작은 일부터 시작하겠다.
새누리당과 함께 공통 공약한 동부터미널 설치 등 큰 사업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동부터미널 설치는 먼저 사업자를 설득하기가 쉽지는 않다. 동부터미널 설치는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민간사업이다. 협상도 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를 갖춰야 추진할 수 있는지, 막대한 비용투자를 해야 되는데 우리시가 뭘 도와주면 가능할지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감하게 시내 주차난을 해결하겠다고 작정하고 있다. 외국의 도로에 비해 시내 도로가 좁은 것은 아닌데, 많이 어지럽다. 예산이 좀 들어도 꼭 필요한 장소에 이·삼백평 정도의 약 5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 때다.
그런 다음 대형주차장도 고민하겠다. 지금은 구상단계에 불과하지만, 안동역사가 이전하면 현재 부지 지하로 대규모 주차장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 주민들이 도심에 와서 주차할 곳 없으면 짜증난다. 그러한 불편이 없도록 주차공간은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서부시장을 비롯한 동단위에 마을주차장을 만든다. 소공원을 겸한 주차장이면 주민들이 앉아 쉴 수도 있고, 시민들이 생활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설을 크게 만들기 보다는 우선 시민들이 생활하는데 있어 불편을 해소해 주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 해 시내가 살아나도록 하겠다. 현재 도시계획 재정비 중인데 규제를 과감히 풀어 주거단지인 빌라·아파트 등 거주공간이 시내에 들어가도록 확보할 계획이다. 지금은 공원으로 묶여있는 부분이 있지만 필요한 것은 존치하면서 좁혀 나가겠다. 산기슭에도 집을 지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현재 농촌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안동지역도 초고령화 사회로 곧 진입하게 된다. 농산물의 최저생산비 보장문제와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을 때 안정적인 가격 을 받을 수 있도록 수출 등 다양한 판로지원을 확충해 미래가 있는 안동농업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

- 당선된 직후 소감을 발표하며, 경쟁후보자들의 ‘뜻과 공약’을 함께 담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나?
“시민 여러분들의 뜻 뿐만 아니라, 저를 비롯해 선의의 경쟁을 벌인 세 후보자들에게도 안동을 위하는 마음만은 같다고 생각한다. 이 분들이 고심 끝에 내 놓은 좋은 정책은 적극 시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그분들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시장직을 수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현재 각 부서별로 기간을 비롯해 재원 등에 대해 행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시민들에게 직접 보고를 할 예정이다.
이삼걸 후보 공약 중 역사부지 내에 공동주책단지 조성은 일정부분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권혁구 후보 공약 중 축산물작업장 현대화시설, 그것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도축도 하고 가공, 유통 등 최신 위생시설을 갖춘 집합시설이다. 대지 약 2만여 평에 5백억원의 예산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경북북부와 강원남부를 아우르는 국내 최신 축산물작업장이 될 것이다. 현재 적합한 최적지를 물색 중에 있고 축협을 비롯해 농협 등 금융기관과 함께 우리시도 투자를 할 예정이다. 대구의 성서와 서울 마장동처럼 축산물 특화단지조성은 꼭 필요한 사업이다.”
- 선거과정에서는 ‘카더라’식 선동을 비롯한 소문이 있을 수 있다. 현직 시장으로 재선에 나섰고 특히 4년간의 시정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물론 비난도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선거 이후에 상대 후보자들과 만남은 가졌나?
“전화통화는 했는데 마주칠 기회가 없어 아직 만나지는 못했다. 선거방법 중 그런 부분들은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선거문화가 정책대결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번 선거는 과거로 회귀하는 그런 선거로 가서 개인적으로는 참 안타깝다고 여겼다. 하지만 상대후보 입장도 이해는 한다. 선거는 선거로 끝났으며 어떻게 보면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대의는 변함없다고 본다. 함께 손잡고 갈 부분이 있으면 함께 하겠다.”
- 공약 중 ‘안동미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위상과 역할이 있을까 궁금하다.
“‘안동미래위원회’는 도청신도시 조성, 3대문화권사업, 도시재생사업 등 도시의 지형을 바꿀 대형사업 수행을 위해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순수한 민간자문위원회 성격이다. 의결기관이라기보다는 자문기관의 성격으로 도시의 계획과 관련된 각종 위원회 중 최상위 위원회의 위상을 가지게 된다. 위원장은 공무원이 아닌 인사를 참여 시킬 것이다. 독일 베를린위원회를 모델로 최대한 빨리 설치하도록 하겠다.”
- 인근 시·군 중 단체장이 교체된 경우에 공무원들이 밤샘 작업을 한다고 전해진다. 이에 비해 안동은 단체장이 재선이 되다보니 좀 편하다는 여론도 있다.
“행정조직 속에서도 경력만 내세우며 시간을 때우는 공무원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각자 부닥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보고 공과를 가려 나갈 계획이다. 시정책임자가 바뀌면 전체 업무보고를 해야 하니까 밤늦도록 일해야 할 것이지만, 나는 계속 해오던 일로 연결되니까 상대적으로는 조금 편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 기존업무는 내가 거의 다 알고 있다고 봐 달라. 그리고 국비 등 예산안확보와 관련해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다.”
- 지난 4년간 권영세 안동시장의 이미지와 재선이후 이미지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 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향후 신도청 이전 문제, 정치적 일정, 공약사업 등 거쳐야 할 부분이 많다. 계승하되 어떻게 달라지고 혁신될까 궁금해 한다.
“기본적으로 지금의 리더십은 개발시대인 과거 군부시대와는 다른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내부조직은 통솔이 되지만, 시민소통 등에서는 문제가 발생한다. 저는 공무원에게 ‘일 열심히 해라’하며 일일이 체크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렇다고 마냥 풀어준다는 건 아니다. 이걸 이용해 일 안하고 어영부영 하는 직원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늘 당부하고 있다. ‘정말 일 좀 해라, 옛날일 답습하고 관행대로 하지 말고 시민의 입장에서 하라’고 그리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일하라’고 말한다. 하여튼 지켜보고 있다. 아직까지 기본적으로 이 일 저 일 콕 찍어서 하라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직원들이 일하는데 있어 외부입김들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제가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일하도록 막아줄 것이다. 최대한 시민입장에서 일을 하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