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안동시장 선거, ‘압승이냐? 박빙인가?’
정책은 간데없고 비난 깃발만 나부껴
6.4 안동시장 선거, ‘압승이냐? 박빙인가?’
정책은 간데없고 비난 깃발만 나부껴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4.05.31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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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재선으로 ‘더 큰 안동, 더 좋은 미래’ 확신
박종규-민주주의 수호로 ‘진보와 평등사회’ 실현
이삼걸-‘안동다운 안동, 시장다운 시장’ 으로 교체
권혁구-‘안동시민이 주인’ 이다 시민승리

▲(좌측부터) 기호1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 기호3 통합진보당 박종규, 기호4 무소속 이삼걸, 기호5 무소속 권혁구 후보

새누리당 권영세 - 재선으로 ‘더 큰 안동, 더 좋은 미래’ 확신
통합진보당 박종규 - 민주주의 수호로 ‘진보와 평등사회’ 실현
무소속 이삼걸 - ‘안동다운 안동, 시장다운 시장’ 으로 교체
무소속 권혁구 - ‘안동시민이 주인’ 자긍심으로 시민승리

5월30일~31일 이틀간 사전투표와 함께 6.4지방선거의 선택이 이미 시작되었다. 안동지방선거 공식운동 기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동시’선거에서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는 대상은 안동시장을 선출하는 과정이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출과정은 일정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전개된다. 기초의원 선출은 말 그대로 생활기초단위에 밀착해 진행되다보니 각 후보들의 지지기반과 준비정도와 역량에 따라 큰 선거에 비해 상대적인 독자성을 띠게 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초단체장을 중심에 두고 광역, 기초의원선거가 복잡하게 얽히어 진행되는 게 동시지방선거의 특징이다.

이번 안동동시지방선거에는 기초단체장 후보가 4명, 광역의원 후보가 6명(3개 선거구), 기초의원 후보는 34명(8개 선거구 31명, 비례대표 3명 포함)이 출마했다. 총 44명이 동시출마 후보군을 이루고 있다. 이러다 보니 선출대상이 1명인 총선과는 달리 지방선거는 다각적인 동시에 다층적으로 동시 진행이 되는 멀티플레이어로 비유되는 총력전 양상을 띠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과 무소속 후보들이 한 표를 더 얻기 위해 저인망식으로 훑고 또 훑고 있다.

2월21일부터 예비후보 운동이 시작됐고, 5월15일~16일 이틀간 안동시장 후보에는 4명이 최종 등록했다. 권영세(기호1, 새누리당), 박종규(기호3, 통합진보당), 이삼걸(기호4, 무소속), 권혁구(기호5, 무소속)후보로 압축됐고, 5월22일부터 6월3일까지 14일간의 선거운동기간이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 단일대오 앞에 무소속간 연대 느슨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는 무소속 진영에서 과연 ‘연대’를 통해 후보단일화까지 성사시켜 낼 수 있을까? 이었다.

4월23일 권혁구 예비후보가 이삼걸 예비후보에게 무소속 단일화를 제안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성사시키자고 제안했지만, “진도 여객선 침몰사건과 관련해 전 국민이 애도하는 과정에서 선거관련 논의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절했다. 4년 전 안동시장 선거에서 3명의 무소속 시장 예비후보들은 단일화를 이룬 경험이 있었다. 단일화 경험을 되살려 내지 못하고 각자 완주하는 것이 득표율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지에 관심이 높아져 있다.

현재 무소속 단체장 후보와 광역의원·기초의원 후보들은 공식적인 ‘무소속연대’를 구축하지 않고, 각자도생의 입장에서 본 선거를 치르고 있다. 이에 무소속연대 구축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여러 說이 떠돌았다. 무소속연대를 강력히 희망했던 몇몇 인사들은 ‘구도가 선행되고 여론이 후행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무소속연대의 무산은 새누리당의 단일대오 앞에서 결속력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인용금지 시기가 시작된 5월29일 이전에 안동시장 후보자 지지율 여론조사가 발표된 적이 있다. 여론조사의 적확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후보단일화 불발과 무소속연대의 부재로 인해 지지유권자의 표심이 흩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시장후보의 경우 ‘압도적인 승리’를 예측하고 있고, 무소속 후보들 간에는 서로 ‘박빙의 우위’ 또는 ‘뒤집기 한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꾼론 대 심판론’에 ‘토박이론’까지 등장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시장선거를 둘러싼 케치프레이즈의 흐름이다. 마지막날까지 ‘일꾼론’ 대 ‘심판론’ 으로 흐를 개연성이 높다고 예측된다.

권영세 후보는 4년간 실천해 온 성과를 계속 발전시킨다는 ‘중단없는 일꾼론’을 내세웠다. 이삼걸 후보는 4년간 행복했는가? 안동이 나아졌는가? 라는 문제제기 아래 ‘심판론’을 앞세웠다. 박종규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막아내고 정당활동의 자유를 지키자는 구당(求黨)적인 슬로건인 ‘민주주의 수호’를 주장했다. 권혁구 후보는 권-이 두 후보를 묶어서 ‘무늬만 안동사람’이며, ‘안동시장 자리는 퇴직공무원들의 직장이 아니다’며 토박이 안동시민이 주인이라는 자긍심을 내세웠다. 그러나 일꾼론과 심판론, 토박이론 등이 뒤섞이며 후보자들간에 변별력을 높이는 것까지는 다가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인물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었다.

권영세 후보는 ‘더 큰 안동, 더 좋은 미래’ 라는 미래지향적인 발전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따뜻한 리더십을 통한 화합형 지도자론이다. ‘인품이 좋다, 심성이 맑은 착한 양반이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이삼걸 후보는 ‘시장다운 시장, 안동다운 안동’을 표방하며 패기와 도전의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시장이 시장답지 못했고, 안동이 정체성 없는 도시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변화와 추진력을 보유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안동시장의 적임자라는 점을 각인시키려고 노력했다.

권혁구 후보는 지난 세월 야당활동을 통해 습득해 온 정치인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확 바꿉시다’라는 슬로건에서 보여주듯 시원하고 호쾌한 발언을 통해 행정관료 출신과의 차별성을 돋보이게 하는 언급을 자주 보였다. 박종규 후보는 통합진보당이 추구하는 서민정치 지향을 대변하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반복하며, 젊은 후보로서의 개혁성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

정책공약 대결 실종된 난타전에 후유증 길어질듯

한편, 시민유권자 입장에서는 지난 4년 동안의 민선5기 활동에 대한 성과와 한계, 개선방안을 놓고 활발한 토론전이 전개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4월 24일부터 도의원 제1선거구 장某 후보를 둘러싼 관권개입선거 의혹 시비가 발생했다. 5월 12일 기초의원 마선거구 천某 후보의 사퇴를 두고 언론이 보도통제를 당한다는 흑색선전이 떠돌았다. 고발과 비방이 앞서다보니 정책대결과 인물자질론은 비껴나가기 시작했다.

한 달이 넘도록 관권개입이니 흑색선전이라는 비난이 오가는 과정에서 검찰고발 사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시정을 포함한 민선행정에 관한 평가와 비판, 비전창출 논쟁은 묻혔다. 상호토론 속에서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에 관한 대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지지자들만의 난타전으로 변질되었다. 정책과 공약중심의 대결과 시민여론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보다는 상호 고발사태로 치달아 선거이후에도 후유증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싼 해석도 아전인수격으로 남발되었다. 격차가 크게 벌어져 대세론으로 굳어졌다는 주장과 여론지지율이 한 자리 숫자로 좁혀져 백중세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메아리처럼 울리었을 뿐이다.  많은 시민들은 이번 안동시장 선거과정이 ‘자기들끼리의 세력다툼’이라고 외면했다. 그런 가운데 권영세 후보는 압도적 안정권 내에 진입했다고 자평했고, 이삼걸 후보와 권혁구 후보는 박빙승부가 펼쳐져 이변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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