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교류, 마을공동체회복, 풀뿌리활동에 기여할 듯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12월25일 만기출소한 정봉주(53세) 전 국회의원이 경북 봉화군 명호면 풍호1리 ‘비나리마을’로 이사를 한다는 결정을 두고 그 전후배경과 향후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봉화 비나리마을에서도 정봉주 전 의원의 이주를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비나리마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 前 의원은 지난 1월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삼봉 정도전의 조선건국혁명사상은 경북 신암리에서 맹자를 읽으며 형성되었습니다. 봉화정씨인 삼봉의 후손, 그리고 한민족의 후손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고 본관을 밝혔고, 팔로워의 댓글에 대해 “봉화계신분인가요? 문자 부탁할께요. 봉화 이사준비 중이거든요”라고 이주계획을 분명히 했었다.
1월31일에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봉화로의 귀농․귀촌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상세하게 말했다. “감옥에서 1년 동안 했던 공부가 많은 도움을 주는데... 많이 미진한 것 같아 우리의 뿌리를 찾는 것, 대한민국의 얼과 뿌리를 한번 찾아보겠다.” “삼봉 정도전의 부친이 봉화 태생인 건 맞고, 정도전도 봉화에서 공부했고... 2차 유배 때 봉화에서 조선경국대전을 쓰죠. 조선 500년 혁명사상이 싹튼 곳이다.” “어렸을 때부터 봉화정씨라는 것에 대해 정신적 심정적 뿌리가 거기라고 생각했다”는 등의 심경을 말했다. 2월26일 영남일보를 통해 “민족의 뿌리를 제대로 알고, 성리학을 비롯해 동서양 철학과 경제학 등 그동안 게을리했던 학문공부에 열중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이 봉화군으로 이사를 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비나리마을의 송성일, 정도윤 등이 정봉주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비나리마을 방문이 성사돼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소감을 트위터에 다시 올렸다. “오늘 경북 봉화에 이주할 집보고 올라가는 중입니다. 젊은 귀농인들이 시골마을을 잘 꾸며놨더군요. 환대해주고 쌀까지 선물로 준 송성일 정도윤 농부님 감사합니다.”
정 전 의원은 오는 3월3일 비나리마을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정 전 의원과 오래전 마을로 귀농해 정착한 이들은 ‘이외수 선생이 계신 감성마을을 뛰어넘는 지역으로 만들어 보자’고 결의도 했다고 전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약 3년에서 4년 쯤 머물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16년 전 비나리마을에 귀농해 정착한 송성일(51세)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통해 설립해 놓은「비나리마을학교」의 운영에 대해 고심이 깊었다. 마을사업에 외부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은 뒤부터 마을내부의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마을의 자체역량으로 토대를 단단히 닦을 때만이 외부자원의 동원도, 활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을의 내적인 변화와 내재적 가치를 외부로 확산하는 사업들을 펼쳐 왔다. 대구 사회적기업지원센타 커뮤니티와 경제와의 업무협약, 공동체학교와 사회적기업 창업가 과정 등 프로그램을 유치했다. 마을에서 여성영화제 상영, 다양한 문화공연과 문화강좌를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마을사업을 ‘협동조합’으로 도약시키는 과정에 착수했다.
이러한 과정의 시점에 정봉주 전 의원이 마을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의외로 정 전 의원이 마을과 결합해 풀뿌리의 삶을 각오하고 있어 놀랐다는 반응이다. 다시말해 정봉주 전 의원의 비나리마을로의 이주는 개인적으로는 ‘공부’에 대한 천착과 함께 마을의 입장에서는 ‘농산물 판매 등 도농교류사업과 동시에 비나리마을의 브랜드 가치의 상승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이는 15여 년 전 먼저 귀농․귀촌을 결행한 귀농인들이 꿈꿔 왔던 농업농촌의 가치를 전파하려는 가교역할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단순한 스타마켓팅에 그칠 것인지, 마을공동체 회복의 모범이 될 수 있는지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높여준다.
정봉주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관련 의혹 제기과정에서, 나꼼수 열풍에서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조직이 탄생했다. 미권스 회원들의 봉화行도 빈번해 질 것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감옥생활 중 도올 김용옥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대한민국진화론』을 출간해 북콘서트 행사에 바쁜 상태이다.
비나리마을의 송성일씨는 최근 봉화군농민회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7월27일字 경향신문에「진화하는 ‘귀농’」인물탐방으로 크게 소개된 적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