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산유원지에 석빙고를 만들자’
‘암산유원지에 석빙고를 만들자’
  • 김석현
  • 승인 2013.02.07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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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쪽 석빙고 문화재관리상 활용도 너무 낮다
[文化기고] 김석현(시인·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사무국장)

매년 안동석빙고 장빙제 시연행사를 끝내고 나면 방송 언론을 보고 나를 아는 사람들이 묻는 질문이 있다. ‘그 얼음은 정말 여름까지 가느냐?’ ‘그 은어는 언제 꺼내 먹느냐?’ 우리가 얼음덩이를 석빙고 안에 장빙하는 모습과 낙동강 은어를 솔잎을 깔아 저장하는 모습을 방송 촬영 시연용으로 재현하는 방송만 시청하였으니 일반시청자들은 모를 수밖에 없다. 시연회 행사가 끝나면 석빙고 안에 저장했던 얼음덩이를 철거하고 은어도 함께 회수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난 1월18일 YTN 다큐제작팀 담당자로 부터 ‘안동석빙고 다큐멘타리를 제작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현재 안동석빙고는 보물305호로 지정되어 안동민속박물관이 관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안동석빙고는 일 년 365일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 다큐 제작담당자는 민속박물관에 석빙고 문을 열수 없느냐는 제작협조 요청을 부탁했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 만은 않는 모양이다. 박물관 입장에서도 문화재관리를 규정에 의거하지 않고 함부로 개방할 수 없으니 참으로 딱한 입장이 되고 말았다.

우리 안동은 정신문화의 수도요 신도청의 청사가 들어오는 곳이다. 안동이란 도시브랜드가 언론방송에 노출되면 될수록 안동의 이미지는 안동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크게 부각될 것이다. 안동석빙고 다큐멘타리는 안동의 돈을 낭비하지 않고도 안동을 크게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문화재 관리 조건 때문에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문화자산은 길이길이 보존하여 우리 후대들에게 역사유물로 고스란히 물려줌이 마땅하다. 그렇더라도 석빙고가 어떤 역할을 하였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증명하여 보여 주지 못한다면 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그래서 나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지난 1월7일 안동MBC 라디오방송에서 주장했듯 암산유원지 부근에 안동석빙고와 똑 같은 실측 모형의 석빙고를 짓는 것이다. 현재의 문화재로 지정된 안동석빙고도 안동댐이 만들어 지기 전에는 예안면 서부리 낙동강변에 있었다. 댐이 건설되고 성곡동 현 위치로 이전하였다.

미천강이 유유히 흐르는 암산유원지에 석빙고 모형을 재현하여 매년 가장 추운 소한에서 대한 무렵에 그 자리에서 얼음을 채빙하고 운반하여 장빙하는 안동석빙고 장빙제 행사를 시연하는 것이다. 그리고 임금님에게 진상한 낙동강은어도 실제로 저장해 보는 것이다. 과일이나 음식물도 넣어서 얼마나 싱싱하게 유지되는지 정말 냉장고 역할을 하는지를 학생들이 실험도 해 보는 학습의 장이 되는 체험장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얼음을 넣을 때 장빙제도 지내고 얼음을 꺼내는 춘분 때는 개빙제도 문헌에 의거하여 재현하는 사한제를 암산 고산서원에서 안동청년유도회가 주관하면 암산얼음축제가 한층 더욱 빛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겨울축제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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