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문단-시>김명자
엄마가 금방 타다 놓은
햇솜 같기도 하고
밀가루 포대에 스며든
먹물 같기도 하고
잘 익은 홍시 같은 색깔로
시시때때
배 산 바다 탑 토끼로
모양을 바꾸며
높은 하늘을 떠다니는 것이
구름이란 것을 안 날부터
나는 그 구름 타보고 싶어
작은 겨드랑이에
날개 나길 기다리며
꿈속에서 멋지게 구름 위를
날아올랐다
세월 가고 어른 되면
커다란 날개 절로 돋아나
마음껏 구름 위를
나를 줄 알았는데
지금 나는 어른이 되었지만
기다리던 날개는 돋지도 않고
몸집만 커져
꿈속에서 조차 날 수가 없다
슬프게도 꿈조차 꿀 수가 없다.

안동 출생. 2002년 『사람과 문학』신인상. 2011년 시집 『시비 걸기』(애지 刊). 경북문인협회, 안동문인협회 회원.
저작권자 © 경북in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