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추석 무렵이 1년 중 날씨가 가장 선선하고 좋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풍요롭고 여유로운 때라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 한다. 추석연휴동안, 경북에는 여러 축제와 전통문화체험마당이 열려 고향을 찾는 이들에게 ‘8월의 신선’이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 나들이로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안동이다. 선비 멋과 얼이 숨 쉬는 고장 안동에서는 오는 9. 28일부터 10. 7일까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한바탕 벌어진다. ‘97년부터 시작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명예대표축제로 선정해 명실공히 한국의 흥을 대표하는 페스티벌로 자리잡았다.
올해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벌은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이라는 주제로 안동시내 곳곳에서 진행되며, 축제의 한류 ‘k-페스티벌’로의 도약을 꿈꾸며 세계인의 신명을 안동으로 모을 계획이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한 중요무형문화재 14개국내탈춤이 참여하고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8개국 탈춤을 선보여 국내외 탈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축제기간 중에는 마당극 8개 공연, 소극장 공연 등 풍성한 문화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축제장을 찾은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안동민속축제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동시에 열려 전통민속길놀이(9.28), 서제(9.28), 전통혼례(10.1), 놋다리밟기(10.3) 등 민속문화체험도 한자리에서 가능하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밤에는 대동난장퍼레이드로 축제의 열기를 뿜어낸다. 관광객들이 직접 탈을 쓰고 퍼레이드를 즐기면서 폭발적인 신명과 일상에서의일탈을 경험할 수 있다. 대동난장 퍼레이드는 9월30일, 10월2일, 10월4, 5일, 6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추석을 맞아 추석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의 정도 돈독히 할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이 경북 곳곳에서 진행된다.
천년고도 경주에 자리한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9.29일부터 10.1일까지 ‘한가위 민속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투호놀이, 윷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이 가능하고 10월 1일에는 송편 빚기, 다식 만들기, 호박전 부치기 등 전통음식체험이 진행되며, 투호, 긴줄넘기 등 민속놀이 경연도 펼쳐진다.
민속놀이 체험 후에는, 11.18일까지 열리는 ‘신라역사인물 특별전-최치원’을 들러봄직하다. 이번 특별전은 2010년 원효대사전에 이은 2번째 특별전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까지도 문명(文名)을 떨친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의 특별전이다.
최치원은 신라의 대표 문인이자 학자이며 사상가이고 관료로,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秋夜雨中(비내리는 가을밤에)’ 시로 더 익숙한 인물이다. 난세의 불우한 정치가이자 관료였지만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문장가의 빛나는 글을 관람하며 추석연휴를 보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일 듯하다.
안동민속박물관에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추석을 맞아 9. 29일에서 10.7일까지 만속박물관 놀이마당에서 다양한 민속놀이를 운영한다.
널을 높이 뒤면서 풍년과 소망을 기원했던 널뛰기, 그네를 높이 뛰면서 풍작을 기원했던 그네뛰기, 가족과 마을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한 윷놀이, 선조들의 예지와 아이들의 건강을 키워주는 투호놀이, 굴렁쇠 굴리기, 제기차기, 줄넘기놀이 등 전통민속놀이 체험거리가 보름달만큼 풍성하고 다양하다.
특히, 10.1일부터 3일까지 떡 만들기 체험 및 시식하기 체험이 있어 전통놀이와 음식으로 가족끼리 쏠쏠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추석을 앞두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전통의례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다면 9.25일 안동 지례예술촌을 방문해 보자. 이날 저녁 8시에 안동 지례예술촌에서는 지촌종가의 기제사가 있는 날로, 일반인의 참관이 가능하다. 선조들의 경조사상과 제례의식, 음식, 복식, 사당 등을 둘러보면서 전통제례의 원형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될 것이다.
이밖에도 선비의 고장 영주 선비촌에서는 ‘두둥실 보름달 맞이 한마당 행사’가 추석연휴기간 중 펼쳐진다. 전통문화공연과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으로 고향의 정과 명절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9. 29일 전통민속무용, 판소리, 민요가 한자리에 어우러진 ‘우리소리 우리몸짓’ 공연, 9.30일 풍물판굿과 우리소리가 함께 하는 전통타악 공연 ‘광개토사물놀이’, 10.1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국악실내악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9. 30일은 송편빚기와 송편나눠먹기 체험 행사가 선비촌 느티나무 마당에서 펼쳐지고 9.29일부터 10.1일까지 전통팽이를 비롯한 전통놀이기구 만들기와 줄넘기 겨루기 마당이 저잣거리 공연 마당에서 각각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