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안동대 교수에서 현실정치에 도전장 내밀어
“한·미 FTA 폐기시켜야
지역에 희망의 초석 깔 수 있다”
안동총선, 현직 교수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이성노

2003년부터 안동대에서 사회복지정책과 정치학 강의를 맡고 있는 이성노 후보는 “봉건시대 농경사회에서나 따지던 혈연, 학연을 중시하는 풍토가 만연한 선거문화가 지속된다면 희망이 없다”고 지적하며, “현대 사회에서는 어떤 생각과 정책을 가지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어떤 리더십을 보여 주는가에 따라 지역사회에 희망을 불러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뒤늦게 출마를 결심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과, 열세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깨어있는 시민들과 젊은 층에게 직접 호소를 하고 다니는 과정을 통해 지지세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나아가 한미FTA의 폐기를 공약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미FTA가 본격화되면 향후 10여 년간 안동을 포함한 북부지역 인구가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다. 인구가 감소하는 과정에서 초중고와 대학, 관공서, 음식점도 연이어 절반으로 반 토막나는 것을 왜 예상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에 포위된 안동으로는 희망 없다”
한미FTA 폐기 못 시키면, 10년 후 지역인구 절반 줄어들 것
제 19대 안동지역 총선에 출마하는 이성노 후보를 유권자들은 잘 모를 것이다. 먼저 소개를 해 달라.
“안동대 행정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59년생이다. 2003년부터 대학생들에게 사회복지정책과 정치학을 강의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복지가 왜 필요한지, 국가예산을 들여 많은 복지를 왜 펼쳐야 하는가에 대해 이념과 그 가치를 가르치고 있다. 정치학 강의에서는 국가와 정의에 대한 역할과 그 기능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재미있는 과목이다.”
대학 캠퍼스에서 바라 본 정치와 현실정치는 다를 수 있다. 갑작스럽게 출마를 하다 보면 어떻게 매칭을 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걱정할 수도 있다.
“안동지역에서 정치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 안동지역에서는 왜 야당후보를 내지 못하는가에 대해 답답했다.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이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지켜보며 참으로 난센스라고 느꼈다. 이번에는 후보로 나서는 사람이 아예 없었다. 명색이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하는 도시에서 야당후보 한명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새누리당이나 보수 세력에게 완전히 포위된 형태로 가면 안 된다. 아무도 안 나가면 내가 나간다고 했다. 연고가 부족하지만 내가 출마하게 된 배경이다.”
선거는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고 뛰어 들어야 한다. 전통을 중시하고 보수의식이 강한 곳이 안동지역이다. 혈연, 지연, 학연을 따지게 돼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 지 궁금하다. 물론 민주통합당 이라는 간판이 어느 정도 상쇄는 시켜 줄 것이지만 지역사회에서의 단단한 포지션이 조금 부족하다고 보여 진다.
“시대가 변했다. 성씨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단계는 어떤 생각과 정책을 가지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나아가 리더십을 보여 주는가? 이다.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대표를 뽑는 것이다. 봉건사회에서나 있었던 혈연, 지연을 계속 따진다면 희망이 없다고 본다.”
현역 국회의원이 여당의 공천을 받았다. 야당후보로서 어떤 방식의 대결 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늦게 출발해 인지도가 낮다. 열세라는 거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의 의식 있는 지식층이나 깨어있는 시민들, 또 젊은층에 호소를 할 것이다. 그렇게 지지를 이끌어 내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다.”
좀 원론적인 질문이지만 민주통합당 공천 이유는 무엇인가? 왜 꼭 민주통합당이어야 되는가?
“현실적인 정치라는 게 이념과 이상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정치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했다. 그 배경이 민주통합당이다. 지지를 얻을 수 있고, 경험을 받을 수 있고, 자원이 많은 정당이다. 또 민주당이 주장하는 한미FTA 폐기나 재협상, 청년실업 해소, 중소기업 활성화, 양극화 극복의지, 남북화해와 평화 유지 등이 저의 생각과 일치하는 면이 있다. 다소 미흡해도 이걸 실현하게 된다면 다행스럽다고 본다.”
그래도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는 국회의원 후보는 지역의 현실에 대한 진단과 함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안동이 정신문화의 수도를 자부하는 만큼 높은 문화수준을 갖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다소 취약한 게 아쉽다. 그렇다고 경제개발만을 하는 것보다는 국가정책의 어떤 틀을 바꿈으로써 양극화 해소나 사회복지의 확대, 사회적 재투자나 교육혁신의 혜택을 안동에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미FTA는 폐기 또는 중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북부지역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미FTA가 본격화되면 향후 10년 동안 북부권 인구의 절반이 줄어들 것이다.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학교, 관공서, 음식점 등 모든 것이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시내 외곽에 가면 폐교가 속출했듯 학교가 없어지면 교사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절박함이 있다.”
유권자들은 냉정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선거에서는 전략전술과 함께 마인드, 기술이 필요하다. 범야권의 지지세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고민스럽다. 평생을 민주화와 사회개혁을 위해 투쟁한 분들에게는 대단히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가 출마하게 된 것은 계획한 것이 아니다. 세상이 (출마로) 몰아 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설사 당선이 못 되더라도 안동에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 지를 따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은 거다. 법정선거비용도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신선한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안동은 의식이 살아 넘쳤던 고장이다. 독립운동가들을 최대 배출한 지역이다. 그런 정신이 깨어난다면 기적도 가능할 것이다. 깨어나길 자극해야 한다.”
지역언론의 입장에서는 중앙단위의 정책과 공약을 뛰어넘는 지역사회의 진단과 대안 제시를 요구할 것이다.
“조금 취약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지역문제에 매몰돼선 곤란하다. 이것을 지양해야 한다. 지역을 대표하지만 국가차원에서 일하는 것이다. 큰 틀에서 봐야 한다. 그래야만 안동도 새로 태어날 수 있다. 지역문제는 시장이나 시의원이 걱정할 문제로 본다. 그렇다고 지역문제를 등한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차차 연구 하겠다. 한미FTA 문제가 바로 지역의 문제이다. 어떤 당 후보가 승리하느냐는 곧 지역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본다. 나의 캐치프레이즈는 ‘한미FTA로부터 우리 직장과 안동시와 경북을 지키겠다’, 바로 이거다. 당장 농업이 파괴된다면 다른 모든 공약은 허황된 것이다. 인구가 반으로 줄어드는데 무슨 희망을 말하는 것인가? 이것이 나의 확고한 신념이다. 인천이나 대구에서는 일정부분 찬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는 안동이다. 우리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부화뇌동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