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8개 ‘보’ 붕괴위험 적신호
낙동강 8개 ‘보’ 붕괴위험 적신호
  • 유경상
  • 승인 2012.02.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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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굴(洗掘) 현상, 하상유지시설까지 치고 들어왔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에 건설한 16개 콘크리트 ‘보’(반대 및 비판세력에서는 댐으로 주장)가 붕괴위험에 처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정밀 안전진단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증명하듯 낙동강에 이미 건설된 8개 보 가운데 창녕함안보와 상주보에는 보 바닥에 시추공을 뚫고 파이프를 박고 시멘트를 붓는 등 누수와 붕괴를 차단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더 큰 문제점은 가동보(보의 높낮이가 조정되는 부분)에서 100여 m 떨어진 하류에 토사가 씻겨 나가 강바닥이 파이고 있는 일종의 세굴(洗掘) 현상이 발생해 큰 협곡웅덩이가 점점 커지고 더 깊어진다는 점이다. 심지어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사결과에서도 세굴 현상이 보 보호를 위해 바위와 돌로 만든 하상유지시설(바닥보호시설)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2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자체 조사결과 하상유지시설 10여 m 안까지 세굴 현상이 확대돼 하상유지공이 유실되거나 주저앉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자원공사측에서는 “보는 대형 콘크리트 말뚝(지름 1.5m 3400개)이 암반에 1m 깊이로 박힌 기초위에 건설됐고 이 기초둘레에 물막이 강판 파일이 박혀 있어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측은 협곡 경사면에 시멘트 모르타르를 깔고 있고, 보 앞의 강바닥 침식을 막기 위해 하상유지시설을 두 배로 확대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의 저자인 최병성 목사에 따르면 “상주보 위에서는 보 누수방지공사가 한창이고, 보 아래에서는 붕괴를 막기 위한 유실 방지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이러한 현상원인은 “모래 위에 집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기초상식을 무시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함안보에서는 흘러내린 빠른 물살로 원래 계획한 수심 6m 준설 깊이보다 무려 21m나 더 깊이 파여 길이 450m, 깊이 21m의 모래구덩이가 생겨난 것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낙동강은 모래 강이기 때문에 대규모 모래 유실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모래가 계속 유실된다면 보 바로 아래까지 모래 구덩이가 발생해 붕괴직전까지 내몰릴 수 있고, 하류지역에 대규모 홍수 재앙이라는 물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명박 정부의 ‘홍수 예방용’으로 치적되고 있던 4대강의 ‘보’가 역설적으로 홍수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는 22조 원짜리 물 폭탄을 제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높아져 있다.

한편, 낙동강에 세워진 ‘보’가 사실은 ‘댐’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있다. 만약 ‘댐’이라면 ‘댐’을 ‘보’ 기준으로 설계한 것이 누수와 유실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세계 대형댐학회에서는 대형댐 기준을 ▲높이 15m 이상 ▲댐 길이 50m 이상 ▲저수용량 100만 톤 이상 ▲설계홍수량 초당 2000톤 이상 등으로, 이 중 하나만 해당돼도 대형댐이라고 했다. 이에 4대강 ‘보’ 건설사업을 반대해 온 대한하천학회 등 전문가 그룹에서는 지금이라도 ‘보’를 해체하는 것이 돈이 덜 든다고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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