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박희채 코레일 안동역장>
안동驛捨 이전 후 기존 안동역 부지 활용여하에 따라 안동이 바뀔 수 있다
“함부르크 관광수입의 50%를 차지하는 ‘원더랜드’는 철도관광시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유럽 철도매니아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유명하다. 7만여 평이 넘는 안동역사도 활용여하에 따라 향후 안동의 관광 상품으로 가치가 충분히 크다고 본다.”
“안동을 관통하는 낙동강과 향후 안동문화관광단지를 중심으로 한 댐 주변은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또한 안동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서 옛것과 새것을 조화롭게 관광자원화 한다면 엄청난 관광시너지가 폭발할 것이다.”

코레일 경북본부 안동역장으로 올해로 30년째 공직에 몸담고 있는 박희채(55) 안동역장.
금년 3월 안동역장으로 부임한 그는 향후 중앙선 복선화로 인한 驛捨 이전과 그에 따른 기존 驛捨의 활용도에 대해 거침없이 청사진을 쏟아내는 등 지역문화 및 관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대구 출신인 박희채 역장은 82년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약 30여 년을 철도와 같이 한 산증인이다. 철도공직자로서 순환 업무를 보아야 하는 그는 대구와 경주, 포항, 문경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驛捨를 돌면서 관광과 문화를 접목한 지역관광산업의 아이디어를 그 지역에 전파하고 있다.
“경주는 신라의 문화가 산재되어 있는 만큼 볼거리가 엄청 많다. 따라서 경주는 볼거리 중심의 관광지로서 최적지다. 그리고 인근 문경은 주변 지형의 특징에 따라 놀거리, 즉 즐길거리 중심의 관광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따라서 안동은 안동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것은 안동 관광문화에 대한 전략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하는 그는 향후 안동의 관광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안동고유의 전통문화와 시내중심부에 위치한 낙동강 그리고 철도를 이용한 관광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철도가 교통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환경과 에너지 그리고 수송능력에서 자동차보다 월등한 철도는 사고를 유발하는 안전성면에서도 자동차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로 유럽을 들 수 있다. 유럽은 ‘유레일’이라는 철도교통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어 누구나 철도를 이용해 유럽전역을 드나든다.

이에 박희채 역장은 향후 안동역사의 활용방안에 대해 독일 함부르크의 세계 최대 규모인 ‘미니어처 원더랜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원더랜드에는 독일, 스위스, 북유럽 주요 도시의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기차와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을 실제와 똑같이 미니어처로 재현해 놓았다.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 역동적인 모습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열광한다. 매년 이 미니어처 박물관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함부르크로 몰려오고 있다. 6400㎡에 830개의 기관차, 12㎞의 레일, 전등 30만개, 사람모형 20만개로 작업시간만 50만시간이 투입된 원더랜드 부지는 함부르크 시에서 철거예정이었던 하역창고에 만들어졌다.
향후 중앙선 복선화가 현실화 되고 안동역이 이전을 하게 되면 기존 안동역사 부지의 활용에 대해 안동시 및 지역정치권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안동시민의 휴식터로 활용하는 단순한 공원이 아닌 함부르크의 원더랜드처럼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획기적이고 중장기적인 안동만의 특색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동역 광장 안동의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1년에 약 5만 여명의 대학생들이 ‘내일로’라는 코레일 여행상품을 통해 안동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 대학생들 중 상당수가 서울을 비롯한 경기 지역과 전라도 등 타지역 학생들이다”는 박희채 원장은 올해 3월 안동역장으로 부임 이후 안동의 문화를 젊은 대학생들에게 알리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안동역은 열차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낡은 객차 3칸을 리모델링해 ‘퇴계학당’을 열었다. 이 퇴계학당은 야간열차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도록 냉난방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배낭여행을 즐기는 대학생들에게는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밀려드는 이용객에 비해 부족한 퇴계학당을 넓히기 위해 최근 안동역은 새마을호 객차 1칸을 구입해 안동시의 협조를 받아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퇴계학당은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뿐 아니라 지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개인이나 단체 등 워크샵 및 건전한 문화토론장으로 소정의 절차를 거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안동역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활용하는 곳이다”라는 박희채 역장은 “철도이용객들이 처음 발을 내딛는 안동역이 안동의 이미지가 되도록 안동역 광장을 안동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그림을 통한 시화전이나 공연,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안동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뜻있는 안동시민의 참여가 향후 기대된다고 말했다.
90년대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희채 역장은 소설가이기도 하다. 최근 고려말 무인의 삶을 다룬 대하소설을 탈고하기도 했다. 비록 2~3년의 짧은 근무 기간이지만 그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과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을 지역문화 발전에 접목하고자 하는 그의 삶에서 진정한 공무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