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정치’와 ‘자발적 시민연대’에 주목
‘연합정치’와 ‘자발적 시민연대’에 주목
  • 유경상 기자
  • 승인 2011.11.21 1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철수, 박원순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연합정치’와 ‘자발적 시민연대’에 주목한다
안철수, 박원순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지난 11월 18일 안동대 평생교육원 세미나실에서 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하고 국회사무처가 후원한 ‘2011 한국정치학회 특별학술회의’가 열렸다.「지방정치발전과 한국정치발전」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중 ‘2012년 양대 선거와 한국정치’에 대한 패널로 본지 유경상 대표기자가 참석했다. 계명대 류재성 교수가 발표한 ‘총선과 대선에서의 선거연합정치의 전망’에 대한 평가 토론문 주요내용이다. <편집자주>

류재성 교수는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승리요인을 “안철수 없이 박원순의 당선은 불가능했을 것”이라 단정하고 있다. 안철수 교수가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현상을 들어 “내년 총대선 향방을 가늠하는 키워드, 한국정치 전반과 정당정치의 일대변화를 추동하는 가장 큰 팩터” 라고 진단하고 있다.

아울러 야권통합의 움직임에 대해 ‘선거연합’보다 ‘정당통합’의 총선 파괴력이 크지만 현재의 진행과정으로 볼 때 선거에 임박한 선거연합(후보단일화 연대)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전망의 기저가 발생한 상황과 작금의 정치현실에 대해, 기존 정당들에 대한 대중들의 실망과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일종의 ‘퇴행적 정당(재)배열’이 진행되고 있다는 관점에서 연합정치에 대한 전망을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과 연대에 대한 전망에 있어서는 큰 틀에서는 공감이 간다. 하지만 빅텐트론의 적용가능성,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中통합과 국민참여당이 합류하는 것으로 결정된 진보정당간의 통합의 가능성에 있어서도 몇 가지 고민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보탠다.

‘안철수 현상’ 은 허약한 정당이 원인이다

2008년 6월 전후에 최장집 교수는 촛불시위에 대해 당시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표하지 못하는 협애한 정당체제의 한계를 걱정했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촛불집회에서 발현된 긍정적 힘과 요소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다시 말해 어떻게 그 힘이 정당, 자율적 결사체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대표체계를 강화, 발전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이다. 앞에서 본 강연자는 촛불집회를 민주주의제도의 허약한 발전 내지는 실패의 결과로 보았다. 그것의 핵심은 사회적 이해관계가 폭넓게 대표되지 못하고, 참여기반이 협애한 정치적 대표의 체제 즉 정당체제의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이 촛불집회로부터 3년이 훨씬 더 지나고 있지만 한국의 정당들은 대중의 정치경제적 요구와 진출 열망을 ‘정당체제’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 반증이 안철수-박원순 이라는 인물로 대변되는 정치적 흐름으로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재성 교수가 진단하고 있는 것처럼 “기존 정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만큼 확대 심화되었다”는 것에 동의한다. 기존 보수 및 개혁진보정당의 입장에서는 “정당의 위기”로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정당의 위기를 바라보는 기존 정당들의 관점이나 처지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쇄신’을 둘러싼 한나라당, 고민이 깊다  

먼저, 한나라당의 처지이다. 아직까지도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이명박 대통령의 ‘현재권력’과 자칭타칭 박근혜 전 대표로 지칭되는 ‘미래권력’이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는 당내 역학구도 때문에 ‘쇄신’으로 상징되는 변화와 혁신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90년 3당통합을 시발로 삼아 범 보수진영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모여든 연합체 정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중도적 보수인사들이(박세일 등) 주창하고 있고 또 실현하고 싶어 하는 새 중도보수정당 창당은 미약한 흐름에 불과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의 안철수 현상이 한나라당으로서는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시기 보수적 시민세력의 대표로 출마가 거론되다가 포기한 이석연의 사례를 볼 때 더욱 자명해진다. 새로운 중도보수정당의 태동이 점쳐지고 있지만 여기에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력이 요구되고 있고, 아직은 미지수로 남아 있는 상태로 보인다. 예를 든다면 박세일 등이 추진하고자 하는 중도보수정당에 김문수 현 경기도시자가 참여하는 방법이 전략적으로 검토될 수도 있을 수 있다.

두 갈래 길, 야권통합단일정당인가? 연대인가?

이에 반해, 야권 제 정당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매우 활발해져 있다. 범야권의 지형이 새로 짜이고 있다.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중심의 중통합, 민노당과 참여당의 소통합진보정당, 그리고 진보신당이 병립하게 되는 구도가 그것이다. 범야권 차원에서 연합정치의 실험이 먼저 진행되고 있다. ‘안철수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을 야권 제 정당들이 먼저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연합정치와 정당통합으로 더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왜 긍정적이라고 표현하는가? 어차피 2013년은 어느 정당세력이 집권해도 새로운 체제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더 나은 체제를 위한 구상’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추진할 세력의 형성 또는 결집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해서 주목해야 할 대상이 현재의 야당들과 그 지지세력 그리고 진보적인 사회운동으로 구성된 세칭 진보진영과 개혁진영의 연합정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새로운 체제 수립의 관건은 어쩌면 보수파의 쇄신여부 보다는 범야권의 연합정치 자체의 성과에 의존한다고 전망할 수 있다.

이제부터 한국정치, 정당사에서 ‘연합’과 ‘연대’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 대통령직선제는 양김의 ‘연대’가 아닌 ‘분열’로 중단됐었고, 90년 3당 합당이 만들어낸 ‘독점’ 형태의 연합에 대항해 ‘DJP연대’ 라는 지역연합이 결성됐다. 노무현-정몽준의 단일화 과정이라는 ‘정치적 연대’는 지지철회로 끝났지만 연대의 정치적 집결력과 동원력을 보여준 사례로 보여 진다.  

새로운 정치실험 ‘국민참여당’ 유효했다

류 교수는 “자유주의적 야당과 진보적 야당 사이의 이념적 간극이 존재하며.... 이에 정당 통합의 가능성 보다는 선거 승리를 위한 후보단일화, 전략지역구에서의 후보공천의 협종 등과 같은 ad hop 선거연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집권전략을 채택하고 있고, 국민참여당이 ‘진보의 혁신과 재구성’을 전제로 한 정치실험으로 기존 진보정당과의 통합일정에 들어가 있는 점을 한번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제의하고 싶다.  

지난해 6.2지방선거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정치실험은 바로 야 5당과 시민단체의 ‘연합’과 ‘연대’의 새로운 운동이었다. 이는 그 당시로부터 지금까지 ‘연합정치’ 라는 세계로까지 발전하자는 모색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정치적 발전의 틀을 만드는 계기를 “10년의 역사를 관통해온 민주노동당과 신생 국민참여당의 통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많은 찬반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창당된 국민참여당의 정치실험이 유효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은 분명해 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후, 혁신적 진보를 고민하던 소위 ‘친노세력’의 앞에 놓여진 선택조건이 분화의 길(일부에서는 분열이라는 시각)로 가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었다. 원래 친노세력은 단일한 또는 균일한 정치집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속에는 세력과 가치가 혼재되어 있었고, 또한 ‘정치인’이자 ‘사상가’였던 노무현의 계승과 발전을 두고 천착하는 측면과 방점이 상이해 진 상황이었다. 각각의 처지를 이유로, 고민의 수준차이로 정치행위는 달라 질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안철수, 박원순 등장, 보수의 위기이다

이런 때에 창당을 시도한 국민참여당은 정강정책에서 ‘개방적 정치연합’을 선도해 나간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많은 난관을 헤치고 진행돼 온 야권의 두 가지 통합흐름은 대통합이냐 적극적인 연대인가의 갈림길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혁신과 통합’의 원안대로 민주당이 일대혁신을 받아들인다면 범야권단일통합정당은 가시권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와 박원순의 등장은 정당의 위기일 뿐 아니라 보수의 위기라고 보여진다. 한쪽은 빠른 발걸음을 옮기고 있지만, 한쪽은 뒤처지고 있는 현상이다. 2012년 양대 선거를 앞둔 작금의 시대적 흐름은 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불만 폭발과 동시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자발적 시민정치의 전면적 등장으로 예견되고 있다. 문제는 이에 대처하는 인식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보수도 지키기 위해서는 변해야만 한다. 서울시장 선거가 폭풍우 였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거대한 정치적 쓰나미가 밀려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