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과감히 없애라!
축제, 과감히 없애라!
  • 유길상
  • 승인 2011.11.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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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먹기식에 퇴색돼 가는 축제 지양해야

해마다 되풀이되며 계속 신설되고 있는 낭비성 짙은 흥청망청 축제가 지역을 병들게 하고 있다. 지역 안동도 예외가 아니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약 20여 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1년 내내 안동 시내를 비롯해 각 면 단위로 치러지면서 그로 인한 문제점과 폐해가 발생되고 있다.

10월 21일부터 3일간 열린 안동한지축제는 축제의 비효율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안동한지축제는 韓 브랜드 산업화로 한지 소비촉진 발판을 마련하여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전년도 경북한지축전(4천만 원)에 비해 약 두 배(7천1백만 원) 가까이 늘어난 예산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질적인 측면이나 체험공간의 부족 등으로 인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행사기간도 문제였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에 개최했다면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오가는 길목에 있어 보다 더 효율적이었다는 것이다.

▲ '제1회 안동한지축제' 개막일 당시 관람객들이 체험부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9월 안동시가 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 서부시장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안동의 대표 먹거리인 안동간고등어를 간판으로 연 ‘제1회 안동간고등어축제’는 특정 업체의 브랜드 홍보용에 예산을 지원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서부시장 활성화와 장기적으로 찜닭골목처럼 대표적인 먹거리 골목으로 만들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상인들이 소외되고 흥청망청 술판으로 이틀 밤낮 이어진 이 행사는 지역축제의 본질을 망각시킨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 지난 9월 서부시장 일원에서 열린 '제1회  안동간고등어축제'는 이틀 밤낮으로 흥청망청 술판으로 변질돼 축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외에도 각 면 단위에서는 면장을 중심으로 ‘축제준비위원회’라는 임의단체를 구성해 각 지역의 특화된 유·무형의 상품 축제를 이미 열었거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특구로 지정된 북후면과 서후면의 봉정사 인근을 중심으로 한 국화축제, 녹전의 토종촌축제 등이 이미 개최되었지만 해가 갈수록 행사의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시당국의 주도면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살려야하는 축제를 외면하는 경우도 있어 아쉬운 면도 있다. 겨울철 강원이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암산 지역의 겨울축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남후면에 위치한 암산은 겨울철 강원이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대규모로 얼음이 얼 수 있는 장소이다. 지역민 뿐 아니라 대구를 비롯해 부산, 경남지역의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는 곳이다. 2009년 처음 ‘안동겨울페스티벌’이라는 축제로 시작했지만, 2010년 해당 관할지역 면이 처음 기획안과 전혀 동떨어진 ‘암산얼음축제’라는 소규모 동네축제로 만들어 큰 낭패를 보았다. 밀려드는 차량이 대구·안동 간 국도 수백 미터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교통대란이 일어나 안동시가 곤혹을 치렀었다.
당초 ‘안동겨울페스티벌’을 기획한 취지가 사라졌고 남후면 지역의 이기주의에 갇힌 동네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는 처지이다.
하지만 내년 1월 열릴 축제가 또다시 안동시의 외면과 무관심속에 남후면을 중심으로 계획되고 있어 작년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2010년 암산얼음축제' 당시 안동, 대구 간 국도에 차량이 꼬리를 무는 교통대란이 일어나 수많은 관광객들이 안동시의 안일한 대처에 울분을 나타냈었다.

남발되고 있는 지역축제의 홍수 속에 안동지역축제를 없앨 건 과감히 없애고 되살릴 것은 살려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원부서 공무원들의 전문성 강화가 우선이다. 신도청 시대를 맞아 안동지역의 발전열기가 끓어오르고 있다. 그러나 흥청망청 ‘먹고 노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것은 민선5기의 리더십 위기 징조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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