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중심의 행복한 작은학교’를 만들겠다.
‘학생 중심의 행복한 작은학교’를 만들겠다.
  • 유길상 기자
  • 승인 2011.06.15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정수원 송천초등학교 교장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창밖으로 새어나오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주변의 초록나무들을 헤집고 명랑하게 들렸다. 유치원 포함 전교생이 60여명인 초등학교. 도심이라 하기엔 외곽지역에 위치한 안동송천초등학교의 평일 오후의 모습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행복한 작은학교’를 안동지역에서 몸소 실현하고 있는 정수원(55) 교장.

정수원 송천초등학교 교장

“작년 9월 이 학교 취임 당시 전교 4학급에 학생수가 24명에 불과했다. 소규모 학교라서 교육청 지원이 열악했던 것이 2007년부터 폐교대상학교에 지정되면서 자금지원이 끊기는 등 학교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학부모 및 교사들 중심으로 타 지역의 작은학교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학교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금년에는 유치원을 제외한 6학급에 52명의 학생이 ‘행복한 작은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정수원 교장은 33년째 학교현장 및 교육행정을 두루 경험한 초등교육의 전문가다.

안동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송천초등학교는 1947년 개교 이래 2천5백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전교생이 500~600여명에 이르는 학교였다. 하지만 80년대 중반 안동대학교가 인근에 생기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교통이 좋아지면서 10분 거리에 있는 도심 내 용상동쪽으로 학생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 텃밭에서 부모님과 함께 호미질을 하는 몇몇 학생들은 사진에도 관심이 없이 무척 진지하다.

정수원 교장은 “우리학교는 교통이 편리한 도심권 학교면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농촌 환경을 간직한 학교다. 그래서 작년 부임 이후 체험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학습컨셉을 잡았다. 학습의 가장 중요한 ‘만지고, 보고, 듣고’를 직접 학생들에게 몸소 느끼도록 했다. 대표적으로 ‘텃밭 가꾸기’와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하는 ‘가족 산행’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큰 학교에 비해 작은학교의 가장 큰 장점인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학생 수가 적다보니 모든 교사들이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개별지도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학력이 향상 되었고, 학생들 인성교육에도 매진할 수가 있었다. 작은학교만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는 정 교장은 그 배경에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관심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 학생, 학부모, 교사와 함께하는 '가족 산행"에서 학생들은 서로 동질감을 느낀다.

사실 송천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활동이 타 학교에 비해 열정적이다. 작년 폐교위기까지 왔던 학교를 학부모와 교사가 앞장서 그 위기를 이겨냈으며, 정기적으로 학부모회의를 열어 교사와 함께 학교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연구하고 있다.
“올해 2개 학급이 늘어나면서 ‘도서관 건립’이 시급하다. 시내에 위치한 시립도서관이나 도립도서관을 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사실상 힘들다. 현재 4학년 교실 반 칸을 도서실로 임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인데, 경북도교육지원청과 안동시교육지원청 등 협조를 얻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지원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정수원 교장은 도서관 건립에 대한 고충을 드러냈다.
하지만 송천초등학교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앞장서 도서관 건립에 대해 적극적이다. 최근 네이버에서 시행하고 있는 ‘우리학교 도서관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사이트에 학교의 도서관 건립 애로사항을 올려 지원을 받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시작에 불과해 어깨가 무겁지만 열정적인 교사와 헌신적인 학부모들과 함께 한다면 3~4년 내 모범적인 작은학교 실현은 가능하리라 본다”는 정수원 교장은 학생이 중심이 되는 행복한 작은학교를 실현하는데 학교현장에서의 경험과 행정역량을 최대한 살려 꼭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