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이용할 수 없는 온뜨레피움
누구나 이용할 수 없는 온뜨레피움
  • 유길상 기자
  • 승인 2011.05.0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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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배려 전혀 없고 휴식 공간 전무

 

안동시와 경북관광개발공사가 안동문화관광단지내 30,890㎡ 규모의 허브테마공원인 ‘온뜨레피움’이 최근 개장했지만 장애인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설상의 문제점과 관람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의 부족으로 관람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개장 이후 온뜨레피움을 찾은 관광객은 1일 개장 후 첫 주말에 8천6백여 명이 이곳을 찾았고, 9일과 10일로 이어지는 주말에는 1만7천여 명이 방문하는 등 개장 이후 주말 방문객만 무려 2만5천6백 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양한 지역행사가 연이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경과되면서 온뜨레피움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5일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 모씨(45세. 안동시 옥동)씨는 “오랜만에 따뜻한 봄 날씨를 맞이해 아이들과 함께 모처럼 야외 나들이를 했다. 아이와 함께 허브도 보고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가족과 같이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장소도 없고 햇빛을 피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많이 힘들었다. 그나마 몇 개 있는 사각정자는 사람들로 이미 빼곡 차 있고 나무그늘 하나 없어 뜨거운 한 여름에는 다시 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관람객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한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온실 내 식물원을 관람 한 이 모씨(32세. 안동시 용상동)는 “유모차를 끌고 이동하기에는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이 많아 무척 힘들었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처음 시공 당시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참 의아스럽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 주말 휠체어를 타고 온실 내 식물원을 관람하러 이곳을 찾은 1급 지체장애인 장 모씨(53세. 안동시 옥동)는 “식물원으로 올라가는 곳이 모두 계단으로 되어있다. 일반 건물을 짓는데도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현실에서 지역의 대표 놀이 시설인 이곳에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어이가 없다. 안동문화관광단지가 향후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작 초기부터 정확한 진단에 의해 다각도로 검토되어야 할 것 같다”며 결국은 식물원 관람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실 식물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 휠체어로는 이동이 불가능 할뿐만 아니라 목발을 짚고 올라가기에도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안동시와 경북관광개발공사로부터 3년간 위탁운영을 맡게 된 (주)청원의 관계자는 “온뜨레피움은 경북 최대의 열대온실과 허브가든, 파머스랜드 등을 갖추고 있으며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를 경북관광개발공사와 논의 중에 있다. 관람객들이 시설을 이용하는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시정을 해나갈 것이다”면서 “향후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이 된다면 안동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북북부권의 대표적인 가족 휴양시설을 표방하며 출발한 안동문화관광단지의 청사진이 개발 초기부터 이런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은 시간에 쫓겨 개발에만 급급해 부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굳이 외국의 유명한 놀이시설을 벤치마킹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의 가족테마파크라도 벤치마킹을 하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할 것이다. 안동문화관광단지 조성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미 골프장 부지와 가족형 호텔이 시공 중에 있으며 향후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계획에 있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문화관광단지와 온뜨레피움이 ‘온 뜰에 활짝 피움’이라는 순우리말을 의미하는 것처럼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 모두에게 다양한 체험과 학습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유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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