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폴 포츠가 탄생했다
한국판 폴 포츠가 탄생했다
  • 유길상 기자
  • 승인 2010.10.23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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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2'에서 허각 최종
국민은 감동과 열정,희망을 원했다

지난 3개월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슈퍼스타K2’에서 한국판 폴 포츠가 탄생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환풍기 배관공을 하며 가수의 꿈을 잃지 않았던 허각(26)이 2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엠넷 ‘슈퍼스타K2’ 결승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환풍기를 고치면서 행사 가수로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휴대폰 외판원에서 가수의 꿈을 이룬 영국가수 폴 포츠의 성공신화를 한국의 ‘슈퍼스타K2’ 무대 위에서 재현했다.

실제 허각의 인생 스토리는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가 된 폴포츠와 많이 닮았다.

그리 잘생기지 않은 외모의 휴대폰 외판원 폴포츠는 왕따와 교통사고 등 잇단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수의 꿈을 이뤄내 세계적으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허각 역시 조그마한 키에 어려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헤어지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했다. 이후 허각은 쌍둥이 형과 낮에는 환풍기 설치 기사로, 밤에는 행사 가수를 전전하며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

허각은 이날 최종 결승에서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인 존박과 불꽃 튀는 노래 경쟁을 벌였다. 존박은 노스웨스턴 대학 출신으로서 귀공자 같은 외모로 여성들에게 압도적 인기를 독차지 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가요계 관계자들도 일찍이 점찍었던 강력한 경쟁 상대였다.

최종 결승에서 존박은 자유곡으로 전람회의 ‘취중진담’을 불렀고, 허각은 김태우의 ‘사랑비’를 불렀다.

또 두 사람은 조영수 작곡가의 신곡 '언제나'를 각각 다른 버전으로 열창했다. 존박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모던하고 심플한 느낌으로 편곡된 '언제나'를 불렀고, 허각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감정이입이 극대화된 편곡의 '언제나'를 불렀다.

허각의 노래가 끝난 뒤 심사위원인 이승철은 "이 땅에 노래를 사랑하는 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라며 그에게 역대 최고 점수인 99점을 선사했다. 엄정화 역시 "이제 행사장에서 남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자기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됐다"고 평하며 99점을 줬다. 윤종신은 "간절함은 항상 1등이었다. 폭넓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며 95점을 주었다.

또한, 이승철은 허각의 우승 사실이 공개된 후 총평을 통해 "이 땅의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 요즘에는 데뷔하기 위해 노래보다는 복근을 먼저 키우는 가수가 많다"며 현 가요계의 실태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으며, "예능보다 콘서트를 많이 하라"는 진심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사전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한 허각은 이날 무대 후 심사위원들로부터 평균 96점을 얻어 존박의 평점 94점을 넘어섰다. 특히, 지정곡 ‘언제나’로는 이승철, 엄정화로부터 만점에 해당하는 99점을 받는 감격을 누렸다. 허각은 대국민 문자투표까지 합산한 총점에서 존박을 넘고, 최종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134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우승한 허각은 2억 원의 상금과 최고급자동차 1대를 부상으로 받았으며, 엠넷 미디어를 통해 데뷔 앨범을 발매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또한, 11월 마카오에서 열리는 아시아 음악 축제인 201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무대에도 서게 되었다. 

‘슈퍼스타K2’는 지난 3개월 간 계속된 방송 기간 내내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냈다.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을 연달아 경신했을 뿐 아니라 지상파와의 경쟁에서 당당히 살아남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당초 존박의 우승을 점친 많은 연예계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기적 같은 우승이었다. 한편의 드라마틱한 우승을 일궈낸 허각에게 대중이 더 박수와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실제 '슈퍼스타K2'의 심사결과는 온라인사전투표 10%, 심사위원 점수 30%, 실시간 문자투표 60%로 합산된다. 최종전 문자투표에 참여한 이가 무려 130만콜이 넘었다는 것은 대중의 지지 없이는 우승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같다.

즉, 허각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날 결승 무대에서 '한국의 폴포츠'를 원하는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프로그램은 대중의 희망을 대신한다는 데 있다. 시청자들은 '슈퍼스타K2'의 참가자들을 보면서 점점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고 그렇게 빠져들어 자신이 지지하는 도전자를 응원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대중의 불안과 욕망이 '슈퍼스타K2'에 참가한 도전자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 것이 여기에 있다.

일반인들의 무의식 속에 깔려 있는 신분 상승에 대한 로망을 방송사가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K2'가 성공을 거둔 큰 요인이었다.

그런 점에서 대중은 어려운 역경을 극복한 인생 스토리와 감동과 열정,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슈퍼스타' 허각을 원했다.

"이 땅에 노래를 사랑하는 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라는 심사위원 이승철의 말처럼 허각은 이미 본인의 데뷔곡으로 불렀던 제목처럼 '언제나' 대중의 희망을 노래해 왔고 이제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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