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흘리며 바보처럼 울었다
눈물을 흘리며 바보처럼 울었다
  • 유경상 기자
  • 승인 2009.05.26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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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안동 분향소, 28일까지 4천여명 발걸음 줄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차려진 안동시 문화의 거리에는 28일까지 4천 여명의 시민들이 추모의 마음을 가지고 줄을 이어 찾아왔다. 향을 피우는 내내 숙연하던 젊은 여성 한분은 끝내 돌아서서 눈물을 흘렸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오는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독재타도와 민주주의를 갈구했던 20대의 청춘이 이제 어버이의 마음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자녀들에게 다시 행동으로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실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국화꽃 한 송이를 정성스럽게 고이 놓는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들. 작디 작은 꼬막 손은 무엇을 쓰고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를 순박하게 기억하는 아이들은 곧 민주시민으로 반듯하게 자라날 것이다.

여고생들의 묵념을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고 계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잠시나마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사람사는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이들이, 작은 소망을 방명록에 적고 있는 그이들이, 바로 우리의 희망이고 앞날이다.  

아버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온 5살 꼬마는 아직 글을 깨우치진 못했지만 마냥 신이 났다.  잠시 농촌일손을 접고 분향소를 나온 이 젊은 부부는 오랜만에 시내나들이를 했다. 대학 시절 자주와 민주주의, 통일을 위해 애썼던 이 부부는 생각이 착잡했다.

종교와 직업, 사상과 입장은 다르지만 각계각층 국민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두분의 수녀님, 직장일을 마치고 달려온 40대 후반의 넥타이 부대, 노사모 회원이자 안동시민광장 회원들이 함께 분향소를 찾아 바보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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