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퇴계와 서애 만큼만 국민위해 봉사하라” 기대
5월 27일 때 아닌 안동發 정치기사 두 개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두 주인공은 반기문과 문재인 이다. 중앙언론들이 27일 문재인의 도산서원과 임청각 방문, 29일 하회마을을 방문할 예정인 반기문을 둘러싸고 두 인물에 대해 하마평을 무수히 내놨다.
먼저 27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에 “류성룡 마케팅-반기문, 연일 ‘국민통합·국난극복’ 역설 대선출마 시사” 제목이 붙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9일 안동 하회마을을 왜 찾는가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흥미롭게 서술돼 있다.

▲ 5월 27일 오전 문재인 전 대표는 도산서원을 방문해 퇴계 이황 위패에 참배하는 알묘를 진행했다.
이어 한국일보는 인터넷판 단독기사에서 “문재인, 반기문보다 이틀 먼저 안동 간 까닭”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도산서원에서 퇴계 이황 위패에 참배하는 알묘를 진행했고, 이어 안동댐 입구에 위치한 임청각에 들러 독립운동 후손들과 점심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의 도산서원 참배에 참석한 모 시민은 이 장면을 폰카메라로 찍기도 했다.
안동지역 입장에서 보면 공교롭게도 이틀 새 연달아 대권후보로 유력시되는 정치인들의 ‘지역발 마켓팅’ 명소가 된 셈이다. 반기문의 류성룡 마케팅에 문재인의 퇴계 마케팅이라는 작법이 억지소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문재인 전 대표는 도산서원 알묘 전 방명록에 “자신을 낮추고 모든 사람을 섬기라는 퇴계 선생의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2016. 5.27 남평후인 국회의원 문재인”이라고 썼다.
오래 전부터 방문계획을 잡은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는 해명이 있었다. 하지만 총선 후 지리멸렬한 여당의 입장에서는 가뭄 끝에 단비를 맞은 듯 반기문의 대망론을 반기고 있던 상황이다. 여기에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돼 온 문재인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안동지역 방문이 겹치며 미묘한 앙상블을 만들어 낸 셈이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오후 일정으로 상주 회룡포를 방문해 내성천을 걸으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토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