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근대사 기록유물 한눈에 본다'

안동선비문화박물관이 펼친 기록유물 특별기획전
조선 선비 기록유산, 경북 시군 근대행정자료 한눈에

2014-12-01     유경상 기자

젊은 시절부터 기록유물을 꾸준히 수집해 온 지역의 한 사업가가 조선시대와 근현대의 기록물 기획전을 열고 있다. 그 주인공은 국제라이온스협회 경북총재, 의장을 역임한 심재덕(대덕산업 대표) 안동선비문화박물관 관장이다.

11월24일부터 12월30일까지 안동시 일직면 광음리 안동선비문화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근대사 기록유물 특별기획전>은 경상도 개도 700주년을 맞아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고, 안동선비문화박물관에서 주관하고 있다.

진눈깨비가 날리는 12월1일, 차를 몰아 들린 광음갤러리관(일직면 경북대로 7652)을 찾았다. 안내를 받아 들어가니 가장 안쪽인 제1전시실에 근대사 기록유물이 전시돼 있다. 이번에 전시·공개한 자료는 192개 물목으로 총 300여 점이 정리되어 있다.

대략 두 개의 테마로 관람이 가능하다. 조선시대인 1540년부터 1890년까지의 고서와 고문서 등이다.

먼저 <향병일기>에 눈이 가장 먼저 닿는다. 심재덕 소장본인 향병일기(鄕兵日記)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83호로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것이다. 향병일기는 임진왜란 당시 안동출신 의병장이었던 근시재(近始齋) 김해(金垓, 1555~1593)가 기록한 의병일기인데, 1592년 4월14일 왜군의 동래성 침공 소식으로부터 1593년 6월19일 계림전투 중 전사하기 전까지의 의병 모집과 전투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향병일기는 내용이 대동소이한 2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번에 공개된 심재덕 소장본이 원본에 더 가까운 것으로 주장되어지고 있다.

이외에 퇴계 이황의 시와 글씨, 영봉서원기(迎鳳書院記), 성학십도가 전시 중이다. 서애 류성룡이 아들에게 보낸 간찰과 학봉 김성일의 시를 후학이 필사한 <학봉선생시초>도 전시 중이다. 또한 1897년 대구시를 포함해 경북의 40개 군 군수들의 근무실적을 기록한 표폄 방목도 있다.


더 흥미로운 기록물은 1900년 이후의 일본식민지 시절의 여러 문서와 책자 이다. 고등경찰요사(1934), 경상도 고적발굴 조사보고(1919), 경북 실업 연구회보(1911), 경북의 농업(1927), 경상도 지리지(1938) 등 이다. 그 외에 1910년부터 1970년까지 각 지역의 근대행정 자료와 개개인의 근대 관련 생활자료들도 볼 만 하다.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는 심재덕 관장은 “문화유산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세대에게 전승되어야 할 소중한 공적자산이라는 생각으로 보존과 연구가 더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2천 여 점의 소장품 가운데 일부를 먼저 공개한 셈이다. 내년부터는 더 많은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2, 3전시실에는 서예·문인화와 도예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