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선생님 ‘경(敬)’문화 배우러 왔쓰므니다"

일본 '정행사' 신도들 도산서원거경대학에 입교

2009-03-30     경북인뉴스

일본 큐슈지방의 사찰 '정행사' 신도 일행이 안동의 도산서원을 찾아 퇴계선생의 철학사상을 배웠다.

이들 일행 14명은 지난 29일부터 2박 3일간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부설 도산서원거경대학에 입교해 체험을 통해 한국의'敬'문화를 익혔다.

 이들은 도산서원 상덕사 알묘를 시작으로 성학십도의 '경재잠·숙흥야매잠' 강해(講解)·독송(讀誦)과 퇴계 선생의 활인심방(活人心方)을 수련하고, 바른 몸자세로 수련하는 정좌거경(靜坐居敬), 자연을 통한 소요유(逍遙游)와 걸으며 정신을 수양하는 걷기명상(步履安詳) 등 수양과정을 체험했다. 또한 도산서원과 퇴계종택은 물론 청량산 일대 퇴계선생이 즐겨 걷던 오솔길도 찾아 걸어보며 우주본체와 하나가 되는 성현의 경(敬) 생활을 체득했다.  

정행사 일행 중 복강여학원대학(福岡女學院大學) 남바 유키오(難波征男, 63) 교수는 "이번에 안동을 찾은 것은 일본에서 인성론과 경을 중시하는 무사도는 조선의 성리학을 수용, 근대 명치유신의 원동력과 깊이 연계된다는 점을 비롯해 도산서원이 한국의 선비정신과 경 사상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며 도산서원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번에 이들의 방문을 주선한 이동한 도산서원 거경대학 학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교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경(敬)의 정신을 통해 양국 간의 정신문화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인을 감탄시킨 퇴계 선생의 인본주의 사상은 일본 주자학 발전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일본 석학 야마자키 안사이의 존숭의 대상이 되어, 이후 일본 유학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퇴계학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기 일본의 석학 야마자키는 지난 1650년 "퇴계 선생의 자성록을 숙독함으로써 심안을 열었다"고 감탄한 바 있으며, 디카가 세이리라는 학자도 '이퇴계서초'의 판각 서문에서 "읽을수록 그 학문의 순수함과 용공의 주도함에 감탄하여 진실로 스승으로 우러러 볼만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