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주장은 예천을 흡수하겠다는 발상이다"
신도청을 중심으로 북부권이 함께 상생을 도모할 때
예천은 농업 및 축산, 그리고 과수를 중심으로 하는 경북북부의 작은 농촌도시다. 최근 경상북도의 신청사가 인근 안동과 함께 이곳에 조성되면서 조용했던 시골 도시가 개발에 대한 분위기와 편승해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역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는 정치인들 또한 현업에 종사하랴 지역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지역에서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축산업 전문가로 현업에 종사하면서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으로 의정활동에 여념이 없는 정상진 도의원(예천. 제2선거구)을 만나 지역 발전과 정치에 대한 평소의 생각에 대해 들어보았다.
1. 지난 95년 지방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전 전국한우협회 예천지부장과 예천농협 감사 등 농축산 전문가로서 그 동안 지역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 재선 광역의원으로 의정활동에 여념이 없는데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동기와 현재 도의회에서 활동은?
-예천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면서 농협 임원을 수차례 역임했다. 이때 지역 농민들과 동질감을 가지고 살면서 직접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5년 2대 기초의원을 거쳐 7대 도의원, 그리고 9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도청이전특별위원, 그리고 현재 농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농수산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道 집행부와 행정에 직접 전달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대부분 현장의 소리가 지침과 규정에 의해 외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수혜자들이 외면당하고 있다. 즉, 지존의 기득권자와 담보 능력이 있는 가진 자들이 혜택을 받는 제도와 사회 현상이 아쉽다.
2. 현재 농촌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농어업 개방이라는 FTA 파고와 함께 고령화, 탈이농 등이 현재 농촌의 실상이다. 중앙 및 도 차원에서도 이러한 실상에 중점을 두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누구보다 농촌 실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농수산위원장으로서의 생각은?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면서 관련 부서 장관이 경북출신이다. FTA라는 대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농업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경북도에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탄생하고 농업형태의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기대를 하는 것도 좋지만 과연 우리가 거기에 동승해서 함께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경북도 관련 부서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FTA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농업을 부르짖으면서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만 현실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생계형 농업인들이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재력이 있는 즉 담보능력이 있는 기업형 농업만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하고 현실적이지 못한 규정이나 지침을 바꿔 생계형 생산농가들이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법안이 만들어지고, 道에서 조례를 통해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 지금 형태의 제도상에서는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최근에는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사료비의 급등과 정부의 대책 없는 수입으로 인해 생산 농가를 비롯한 육가공업체 등 전반적으로 축산업이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농민들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생산자 단체에 대한 사료비 절감부문, 유통에 대한 체계적인 감독 등 정부에서는 위기감을 가지고 빠른 시일 안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3. 예천은 전통적으로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농업도시다. 현재 각 지역마다 특화된 농업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예천 농업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예천의 농업 생산량 및 소득을 보면 쌀 산업이 1위, 축산업이 2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축산업의 하락과 기후변화에 따른 대체농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과수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상리를 비롯해 하리 지역은 일교차가 크고 과일농사에 적합한 지역으로 과수농가가 급속히 불어나면서 농업소득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용문과 유천 일부 지역은 오미자를 재배하면서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풍양 및 지보는 비교적 넓은 평야로 이어져 쌀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면서 각 면 단위마다 농업이 특화되어 있다. 그리고 풍양과 지보 지역은 토지 리모델링을 통해 토양이 좋아지면서 지자체에서 시설원예단지 등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현재 예천군의 농업은 각 지역마다 그 특성을 잘 살려 특화되고 전문화된 농업정책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예천의 곤충산업은 미래의 블루오션으로 향후 부가가치 또한 높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각 지자체에서 귀농 부분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예천 지역 또한 이 부분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귀농인구의 유입은 자제해야 된다고 본다. 귀농인에 대한 심사와 교육을 통해 향후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선별적인 귀농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농수산위원장으로서 지역 농업발전을 위해 나름 애를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 아직 부족하고 해야 할 일은 많다. 남은 임기 1년 기간 동안 예천 농업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4. 내년 6월 이전을 목표로 경상북도 신청사가 현재 건설 중에 있다. 도청이전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토지보상 및 이주민 대책 등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과 향후 신도청이 어떠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가?
-안동·예천의 도청이전은 경북의 미래 천년을 내다볼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도청이전을 위해 많은 예천군민들의 일치단결된 힘이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2008년 6월 당시 주민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도청이전에 따른 지역의 사정과 해당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도청이전지에 대한 토지보상이 이루어지면서 보상가가 생각보다 낮게 책정돼 이에 따른 갈등 또한 심각했다. 나 자신 또한 도청이전지에 있던 땅이 수용을 당하고 대체농지도 구입하면서 지역주민 한사람으로 도청이전에 대한 여러 형태서 득과 실 등 모든 것을 겪었다. 처음 도청이전이 확정되면서 지역주민들 모두가 희망에 차 있었다. 토지보상 등 직접보상에 대한 많은 부분이 해결이 되었지만 해결되지 않은 작은 간접보상 부분에도 세심히 살펴 억울하게 배척당하고 있는 소수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 이들 소수의 이주민들이 요구하는 부분들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정든 고향을 떠나게 되는 연세 많으신 분들이나 환경이 열악한 자들에게는 일률적인 잣대로 보지 말고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 억울한 이들이 없도록 행정기관이 노력해야 한다. 그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100% 수용은 하지 못하더라도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지원은 행정기관에서 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향후 신도청 지역에 들어설 명품신도시는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모두가 상생하는 경북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타 지역과 비해 소외되고 어두웠던 경북 북부권의 불을 밝힐 신도시는 인근의 안동, 문경, 영주, 상주, 예천 등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해서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비록 신도청이 행정기관의 역할을 한다 하더라도 주변의 시· 군들이 가지고 있는 특색 있는 산업들과 어우러지면서 북부권이 함께 발전이 되어야 한다. 도시는 만들면서 시작된다. 우리 후손들에게 천년을 내다보고 지은 도청소재지라는 말을 남기려면 지금부터 그 기초를 확실히 다져 놓아야 한다.
5. 신도청 이전과 맞물려 일부에서는 안동과 예천의 행정통합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작년 6월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 규정에 따라 안동과 예천이 통합대상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양 지자체 입장에서는 상당히 만감한 부분인데, 이에 대한 예천 군민들의 생각과 입장은 어떻다고 보는가?
- 도청소재지 선정은 안동과 예천의 합작품이다. 행정통합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너무 쉽게 접근하려고 하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이는 양 시·군에 있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성공적인 도청이전을 위해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할 때 이런 불협화음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신도청 이전지에 대한 행정적인 문제 등은 양 지자체가 서로 만나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해결 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다소 불편한 점이 있지만 지금은 서로가 감수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신도청 발전에만 양 도시가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도청 및 관계기관이 이전되면서 신도시의 형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 안동의 일부 인사들이 주장하는 행정통합은 안동을 중심으로 한 흡수통합이다. 이런 흡수통합에 따른 부정적 요소는 많은 사례가 있다. 선산군이 구미시와 통합이 되고 나서 한때 8만 9천이었던 인구가 지금은 3만 6천밖에 되지 않는다. 구미시로 모든 것이 흡수가 된 것이다. 영일군 또한 마찬가지다. 포항시와 통합이 되면서 지금은 혐오시설만 남았을 뿐이다. 예천 또한 선산이나 영일의 전철을 똑같이 밟을 것이다. 이렇게 미래가 분명히 보이는 문제에 있어 어느 예천군민들이 행정통합에 대해 찬성을 하겠나.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다. 향후 도청이 이전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안동과 예천을 오고 갈 것이다. 비록 현재 예천의 인구가 4만 5천여 명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10만 명으로 불어날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서서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6. 도의원으로서 임기가 약 1년 정도 남았다. 농수산위원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구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문적인 학부도 나오지는 않았지만 예천농고를 졸업하고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경북농업의 현주소를 보면 참 안타깝다. 속된 이야기로 덩치만 크고 내실은 없는 형태다. 생산품목에 대해 품질을 높이고 집중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축산인들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도 행정에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있어야 할 것이다. 농수산위원장의 남은 임기 동안 경북의 농업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심부름 할 예정이다. 그리고 향후 도청이 오게 되면 인근 예천이나 안동, 특히 풍산이나 풍천 등에서 시설원예를 하는 이들에게 근교농업의 산지로 매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