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발효햄 ‘꼬레슈토(corescuitto)’ 위기

‘안동봉화축협’ 無경영전략에 판매량 급락
특단 조치 없으면 사양화 위기 불 보듯

2013-01-29     유길상

안동시가 수년에 걸쳐 돼지고기 소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탄생시킨 돼지 뒷다리 자연 발효햄 ‘꼬레슈토(corescuitto)’가 사업주체인 안동봉화축협의 경영전략 부재로 판매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어 자칫 제품이 사양화 될 위기에 빠졌다.

‘꼬레슈토’는 지난 2005년부터 안동시의 주도하에 안동봉화축협이 보조사업자로 개발에 착수해 2007년 제품가공시험을 마치고 2009년 가공공장 건립과 함께 브랜드를 개발하고 특허등록 출원을 했다.

특히 제품개발을 위해 안동시는 안동시 서후면 대두서리에 총사업비 7억 원(보조 60, 자부담 40%)을 들여 연 1,000개를 생산할 수 있는 가공공장을 건립했다. 또한 상표 및 캐릭터 개발과 홍보비 지원으로 약 7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2011년 7월 관계자들을 초청해 홍보시식회를 한 후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이후 이 발효햄 사업이 안동시에서 보조사업자인 안동봉화축협으로 이관된 후부터 판매량이 현격히 줄어들어 수년에 걸쳐 개발해 놓은 상품이 사양화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발효햄 판매현황 자료에 그대로 드러났다. 안동시에서 주요 판매처에 판촉을 하며 심혈을 기울였던 사업 초기년도인 2011년에는 83개 판매에 2,148만원(개당/25만원)의 실적을 올렸으나, 안동봉화축협이 사업주체가 된 2012년에는 판매단가를 낮추었는데도 불구하고 30개 판매에 686만8천원(개당/20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이에 대해 안동봉화축협 관계자는 “발효햄이라는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직은 부족해 판매부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식품박람회 등 참여를 통해 홍보에 주력한다면 다소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이는 판매부진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기초적인 대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안동봉화축협의 ‘꼬레슈토’에 대한 경영전략은 주먹구구식인 아마츄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축협은 금년도 사업계획서 및 예산편성조차 마련하지 않았으며, 국내 발효햄 시장 규모와 소비자분석에 따른 마케팅 계획조차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품개발 및 홍보에 대한 계획도 제품 출시 전부터 이미 강조했던 부분이지만 소극적인 방법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우용 (사)한국 소믈리에협회 대전·대구지회장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꼬레슈토’는 획기적으로 국내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페인산의 ‘하몽’보다 품질면에서 훨씬 뛰어나며 가격에 있어서도 수입산보다 월등히 저렴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시식회를 겸한 마케팅에 집중한다면 소비자층을 보다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축협 측의 판매부진에 대한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경영전략 부족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업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이윤창출을 추구하는 사업마인드와 달리 안동봉화축협의 사업마인드는 전혀 다르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축협은 특수 관계에 놓여있는 조합원들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꼬레슈토’ 상품개발에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김동수 안동시 축산진흥과 과장은 “ 처음 아이디어에서부터 개발단계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국내 소비의 대부분을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수입산에 의존해온 국내시장에서 ‘꼬레슈토’는 엄청난 파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제품개발에만 그치고 마케팅에 소홀해 진다면 이 상품은 사양화될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인 판촉 및 홍보 등 전략적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발효햄 ‘꼬레슈토’를 지역의 대표 식품가공 상품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왔던 안동시가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필요하다면 사업주체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는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