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탈(TALL)’ 세계무대 진출시킬 터”
하회탈 무대작품으로 태어나다
‘난타’의 송승환 대표 전격인터뷰
‘난타’로 국내는 물론 외국공연문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불러온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53). 그가 안동 하회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허도령 설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퍼포먼스 “탈(TALL)"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뮤지컬 연출가와 작곡가, 안무가 및 무대스텝들의 대거 출연으로 난타에 이은 국민적 대표 퍼포먼스로 만들겠다는 송 대표. 첫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준비로 바쁜 그를 2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 여세를 퍼포먼스 <탈>로 이어갈 자신이 있는가? 있다면 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3년 전 김휘동 안동시장께서 찾아 왔었다. 사물놀이를 가지고 ‘난타’를 만든 것처럼 ‘탈’을 소재로 새로운 퍼포먼스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1년 전부터 안동에 내려와 하회탈에 얽힌 설화를 연구했다. 또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면서 작품을 구상하고 기획했다. 이 작품은 말과 노래가 있지만, 탈과 몸짓만을 이용한 새로운 퍼포먼스로 기획한다면 세계적인 공연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사가 아닌 몸동작과 연주 등 언어적 한계를 뛰어넘는 ‘비언어적 공연(non-verbal performance)'을 표방해야 한다. 난타의 경우처럼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완성해서 만든다는 각오로 수정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17일에는 서울 강남 난타전용극장(우림청담씨어터)에서 언론사와 일부 관계자들만 초빙해 퍼포먼스 “탈” 제작발표회도 가졌다. 공연을 일주일 앞둔 제작발표회에서 많은 언론사와 관계자들이 품평을 했다. 실력 있는 연출가와 작곡가 및 스텝들이 참여해 만든 만큼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기대해도 될 것이다.
- 퍼포먼스 <탈>은 하회별신굿탈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공연 내용에 특별히 ‘환경’이라는 시대상을 반영한 이유가 있다면?
구상단계에서 하회마을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졌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과 소나무 군락으로 이루어진 만송정, 그리고 아름다운 백사장을 보면서 환경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올랐다. 그렇다고 현재 진행 중인 4대강사업과 연관 짓지 않았으면 한다. 환경의 소중함을 이 작품을 통해 알리고자 싶었을 뿐이다.
- <난타> 전용관이 서울 정동과 압구정동 명동 제주시 등 4곳이 있다. 이곳에서도 퍼포먼스 <탈>을 공연할 계획이 있는지?
안동에서 10월 2일까지 공연을 하고 10월 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을 한다. 난타전용관의 대부분 입장객이 외국인 관객이다. 언어와 노래가 아닌 탈과 몸짓으로 표현을 해 그들에게 공감대를 느낄 수 있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 문화적인 소외감속에 살아왔던 경북북부지역민들에게 ‘난타’ 공연을 추진할 의향은 없는가?
그동안 지방의 중소도시 지역민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경북북부지역민들에게는 그 갈증이 더욱 더 심했을 것이다. 이번에 개관된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의 시설을 보면서 지역민들의 문화공연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해소해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아마 내년 상반기쯤 이곳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난타 공연이 가늘 할 것이다. 이곳 관계자들과 협의해 일정을 잡겠다.
- 성신여대가 신설한 융합문화예술대학의 초대 학장으로 임명되었다. 배우에서 제작자, 그리고 교수로 변신한 계기가 있다면?
아역배우에서 시작했으니까 배우는 타고 났다고나 할까? 영화 및 방송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자부심도 느껴보았지만 연출자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수동성에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제작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교수직을 수락한 이유도 지금까지 배우 및 제작자로서 받은 것이 너무나 많았다. 이젠 내가 받은 그 사랑을 대중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수락을 했다. 올해 11월 건물을 완공하고 5개 학과를 개설해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내년 1학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신설 대학이라 할 일이 참 많다. 대학 전체 커리큘럼도 만들어야 하고 교수진 구성에도 관여해야 한다. 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로 공연예술 기획과 마케팅을 가르칠 계획이다.
- 창작자들에게는 교수직이 무덤이라고들 한다. 교수직을 수행하며 PMC프로덕션 일을 계속 할 수 있는지?
창작자들의 경우 대부분이 교수가 되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많다. 원인을 꼽는다면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는 예술을 오래한 탓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나 같은 경우는 아마 창작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트랜드를 배우고 또 창작에 접목한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리라 본다. PMC의 경우 함께 대표를 맡고 있는 이광호 대표가 경영 및 관리를 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 성공한 콘텐츠의 본질은 스토리텔링에 있는데 <난타>와 <탈>을 비교한다면?
콘텐츠의 본질은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본다. 흥미로운 스토리가 관객의 상상력을 뛰어넘고 반전을 통해 관객의 뒤통수를 치기도 한다. ‘난타’는 우선 소재 자체가 관객의 상상력을 뛰어넘었다. 부엌이라는 공간에서 요리사가 음식을 만드는 공연이었고, 주방도구를 두들기면서 새로운 리듬을 만든 것 또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관객과 끊임없이 교감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라도 신나게 즐겁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공연을 지향한 것이 ‘난타’이다. 반면 퍼포먼스 ‘탈’은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허도령의 설화를 바탕으로 현대 시대상에 환경이라는 소재로 관객에게 다가갔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허도령과 안각시가 현대에 환생해 부패권력에 맞선다는 내용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마당놀이와 굿 등 전통놀이 색채로 관객과 교감하고, 관현악과 테크노음악, 트로트, 사물놀이가 한 데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퍼포먼스 ‘탈’도 훌륭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공연을 통해 수정 보완을 거친다면 충분히 훌륭한 문화콘텐츠로 자리 매김 할 것으로 확신한다.
‘난타’ 공연팀은 현재 9개에서 조만간 11개팀으로 늘어난다. 이 팀들이 서울 명동과 정동 압구정동 제주시 및 4개의 전용관에서 공연 중에 있다. 객석 점유율이 거의 100%이다. 그 중 90% 이상이 외국인 관객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일본인 관객이었는데 조만간 중국인 관객이 추월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아동용 뮤지컬로 제작한 ‘어린이 난타’와 어린이들이 주방기구를 가지고 체험하는 ‘어린이 난타 체험전’ 등 거의 매일 열리고 있다.
- 그동안 공연 사업을 하면서 실패작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성공한 제작자인데 공연 사업의 성공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20대 초반인 1979년에 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실패를 경험 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제작일과 함께 방송일을 병행하면서 근근이 버텼다. 다행스럽게 주변에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오늘의 내가 있지 않았나 싶다. 대표적인 사례가 탤런트 김자옥 선배께서 내 사정을 알고 당시로서는 거금인 100만원을 선뜻 도와주기도 했다. 아직도 그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다. 2000년대 초반의 ‘UFO'란 작품과 뮤지컬 ‘대장금’ 또한 아픔이 있었다. 뮤지컬 ‘대장금’은 초연에는 실패를 했지만 시나리오와 음악을 새로 만들어 성공하기도 했다.
공연 사업의 성공 비결이라면 관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난타’가 많은 수정과 보완을 하면서 항상 염두에 둔 것이 관객과의 접근성이었다. 관객과의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 그 공연은 흥행 비즈니스로 성공하리라 본다.
- 앞으로 공연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10월 2일까지 이곳 안동에서 퍼포먼스 ‘탈’ 공연을 하고 10월 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11월에 싱가포르에서 자체 제작한 ‘형제는 용감했다’라는 뮤지컬을 가지고 이틀간 공연 할 예정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뮤지컬이 공연 하는 것은 아마 우리가 최초로 알고 있다.